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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피는 만덕 고물상 |
| 권현형 |
살구나무가 시시각각 살구꽃을
맛있는 농담처럼 몸피 밖으로 쬐끔씩
밀어 내보낼 무렵, 꽃 필 무렵
살구나무가 건너다 보고 있는
주문진 시내버스 정류장 앞 만덕 고물상에는
꽃냄새가 고물로 마당 그득 쌓이는 중
사월 초순인데 어린 사내아이는 벌써 풋
살구알이 매달린 아랫도리를 드러내 놓고
마당의 고물 사이로 우그러진 세발자전거를
몰고 다닌다 그보다 굵은 두 알 세알의 아이들이
시큼텁텁한 살구 냄새를 풍기며 뛰어다닌다
젖이 크고 엉덩이가 둥근 여자가
쓸만한 물건처럼 폐물 어딘가에 숨어 있다
쪽문으로 걸어나와 마당이 출렁이도록
분주하게 제 새끼들을 거둬 모아
숨은 보석처럼 다시 사라질 때까지
살구나무와 젖 큰 여자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낮마다 밤마다 눈마중 해서
낳은 아이들이 꽃 피우는 만덕씨네 고물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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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장선생님 |
| 최미향 - 영천 영화국교 6년 |
선생님께서 교장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가신다고 하셨
다. 그때 정말 놀랐다. 그렇게 고마우신 교장 선생님이 가
시다니.....
내가 5학년 때 당번 때 있었던 일이다. 그때는 수요일이
어서 도시락을 안 싸 와서 당번이 오늘도 남는다는 바람에
5시까지 배가 고파서 울기까지 했다.
선생님이 보내 주셔도 배가 고파서 잘 못 가고 있는데,
교무실로 올라오시다가 나를 보시더니 몇 반이냐고 묻더니
"배가 고프겠구나. 자 이 돈으로 빵이라도 사 먹어라."
하시면 돈 100원을 주신 적이 있었다.
그때 교장 선생님이 없었더라면 나는 배가 고파서 죽었을거다.
그렇게 고맙게 해 주신 교장 선생님이 가시다니 정말 너
무나도 서운하다. 우리는 왜 자꾸만 헤어져야 하나요. 이
세계에서 이별이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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