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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만나고 |
| 이승훈 |
너를 만나고 사랑이 난리라는 걸
배웠다
너한테 너한테 배웠다
사는 게 난리지만 그동안
너를 만나고
난리가 끝난 줄 알았지
그러나 아니야
네가 떠난 다음 또 난리가 나고
이 난리는
내가 만든 난리
겨울저녁에 시작된 난리가
봄이 오는 저녁에도 계속되고
난리는 난리는 불이 아니야
불이라면 끌 수도 있지만
난리는 사랑이야
사랑은 저주받은 사람들의 직업이야
겨울저녁 싯벌건 노을이야
밤새도록 부는 바람이야
너를 만나고 사랑이 난리라는 걸
배웠다
지금도 계속되는 이 고역
이 업보 이 가난
하얀 닭이나 백 마리 기르면
난리가 끝날까?
이 난리가 지금도 계속되는 이 난리가
끝이 없네
천 마리 닭이나 기르면 끝나리
어젯밤에도 술만 마시고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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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추위 |
| 황정미 - 성주 대서국교 5년 |
난 겨울이 다가올수록 걱정되는 게 있다. 옷 문제다. 작
년까지만 해도 두둑한 잠바 하나가 있었는데, 작년에 잃어
버렸다. 그래서 어머니께 꾸지람을 들었다. 어쩌다가 잃어
버렸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머니께 잠바를 하
나 사 달라고 하면
"작년에 그 잠바는 어쩌고 사 달라는 거냐?"
하고 화를 내신다. '사람이 살다 보면 무엇을 잃어버릴 때
도 있고 주울 때도 있을 텐데 그까짓 잠바 하나 잃어버렸다
고 되게 하신다.'라고 생각한다. 난 추울 때면 오빠 잠바를
입는다. 크지만 할 수 없다. 나에게는 두둑한 옷이 없기 때
문에 이제는 점점 추워지고 있는데 어머니가 내 잠바를 사
주면 고맙겠다. 오늘도 학교 오는 도중에 귀가 시리고 손발
이 꽁꽁 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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