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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속극 |
| 정은숙 |
1
지하다방의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니
살아 있는 것은 다 삼류고 진실이다.
이제 막 세탁소에서 가져온 가죽옷을 입은 두 사내가
금붕어 입처럼 벙긋거리며 사업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기극이 이렇게 시작되는 거라는 말은 하지 않고
손을 잡고 어깨를 포개 앉은 건너편 연인은 입을 다물고 있다.
자기 도취는 침묵 속에서 더 강해지는 걸 알지 못하고
음악은 점점 비장해지면서 지하의 공기는 탁해지고 있다.
2
내 눈을 보고 솔직히 얘기하자고 말하지 말자
돈 때문에 이 업을 버리지 못하는 거라고 믿지 말자
그를 이해하지만 용서는 안된다며 울지 말자
두 번 다시 생각 않겠다고 입을 악물지는 말자
매일 겪고 매일 잊어버리는 일들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자
그순간 동안 우리는 숨을 쉴 수 있다고 말하지 말자
지금 이순간, 내 몸에 폭발 장치가 있다고 말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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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나는 친구 |
| 서분원 - 충남 누동학원 2년 |
5학년 때에는 아주 불쌍한 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 친
구는 엄마가 계모인데다가 아버지가 벌어서 먹고 산다.
그 친구는 계모가 아주 못할게 굴어서 학교에 못 다닌다
고 했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허락해 주었다. 그 친구는
지금까지도 조개를 팔아서 동생들을 돌본다.
또 다른 친구 하나는 결석을 잘하여 결순이라는 별명
을 불렀다. 이 결순이라는 친구는 아주 결석을 잘했다.
거기다가 우리 담임 선생님은 결석하는 아이는 수업을
그냥 하게는 안 한다. 그래서 결순이라는 친구는 연신
맞다시피 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그 친구더러 매일 부모
님을 모시고 오라고, 교실에서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
았다.
그 친구가 왜 결석을 하냐면, 겨울에는 김 한다고 안
오고, 여름에는 밭을 맨다고 안 오고 해서 더구나 선생
님이 화가 나니까 그러는 것이다.
오늘 오면 내일 안 오는 것이다. 1년에 약 6개월밖
에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 친구는 선생님
한테 매일 꾸중만 듣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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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내 입. 내 몸. 내 성깔. 내 전체가
시한폭탄 같아서 무서울 때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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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