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눈길 |
| 윤종영 |
친구들과 소주 한 잔 마시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간간이 떨어지는 눈송이들, 너무 가벼워서
새털처럼 공중 부양하다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다
한 두어 시간 되었을까
집으로 가기 위해 소주집 문을 나서는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없어져 버렸다
점령군처럼 눈들이 내가 알고 있던 길을 사로잡아 버린 것이다
너무나 단단해서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보도블럭과 아스팔트의 검은 힘도
신호등이 바뀌는 순간에 맞춰
가고 서고를 반복하는 도시의 질서도
눈들의 연대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간간이, 그러나 끊임없이 자신의 길을 만들어낸
저 눈들의 어깨동무
새로 만들어진 길 위에서 나는
많이 취하지 않았음에도 허둥대고 있었다
국민은행 네거리에 분명히 있어야 할 건널목과
건널목 지나 오 미터 왼쪽으로 살짝 튀어나와 있던 맨홀뚜껑과
맨홀 뚜껑 옆 두 번째 가로수에 기대 있던 주간 정보지 보관함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들이 없어진 자리에 눈들은 더 많은 길들을 닦아놓았던 것이다
집으로 갈 수 있는 수많은 길 사이에서
조급한 마음만 미끄러지고 있었다
|
|
|
 |
| 버들강아지 |
| 전윤희 - 상주 청리국교 3년 |
봄아, 오너라.
어서 오너라.
버들강아지야.
봄이 되면 보고 싶다.
오늘도
버들강아지 생각.
집에 가만 생각.
버들강아지.
산 밑에서
도랑에서
봄을 기다린다.
집에 가만 : 집에 가면, 집에 가면서
|
|
|
강정 드셨지요. 오꼬시 라고... 울할머니는 그걸 엿콩이라고 불렀지요. 날이 눅눅해서 가져온 엿콩들도 눅눅해졌네요. 한동안은 요것조것 먹으면서 고향생각 엄마생각 ...
|
|
| |
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