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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등寺 |
| 박정대 |
세상의 밤은 모두 전등사 아래로 온다
대낮의 폭설과 폭설에 뒤덮인 세상의 지붕들을 이끌고 와서는
하루 동안 어깨 위에 쌓여 있던 눈발들을 툭툭, 팔만대장경처럼 전등사
마당에 흩뿌려 놓는다
어둠과 함께 나의 生도 전등사 아래로 돌아온다
선수항 지나 반달 언덕쯤, 석모도 떠나가는 옛사랑의 뱃길 전송하던 눈
발이며 허공의 유목민처럼 떠돌던 눈송이 몇 개도
어둠과 함께 전등사 아래로 와 깃든다
지상을 떠도는 눈발들은 지금 모두 전등사 아래로 온다
전등사에 밤이 찾아와, 누군가 오래 淑香傳을 읽는 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들도 다시 전등사 아래로 돌아오는데,
낮에 내리던 눈발 아직도 여전히 남아서 서성거리는 이 밤을
한 잔의 찻물 속에서 고요히 끓어오르는 이 겨울밤을, 잠들지 못한 내 마
음이 끝내 불 밝히고 있는
이 地上의 전등寺 한 채
淑香傳 : 숙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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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이 |
| 여갑술 - 안동 대곡분교 2년 |
팽이를 치면 윙......소리가 나네.
소리가 나면 하늘이 가만히 듣고 있네.
온 땅이 윙 그며 듣고 있네.
팽이는 아파서 우는가, 안 아파서 우는가.
윙......자꾸 소리가 나네.
*팽이: 팽댕이, 팽대이, 팽데기, 팽딩이, 팽디, 팽도로기.
윙 그며 : 윙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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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요. 그때가 몇살쯤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눈이 많이 내려 시외버스가 끊어졌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지요. 할머니집 버스정류소에 서 있던 우리는 외갓집까지 걸어가기로 맘 먹었지요. 이십리쯤 되었을까요. 발목까지 눈이 푹푹 빠지던 신작로길을 걸어 외할머니집으로 갔습니다. 빨간고깔 모자를 썼던가요. 엄마는 등에 동생을 업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은 우물이 있고 뒤란에는 외양간이 그옆에 토란과 우엉이파리가 자라던 ...겨울밤이면 호롱불 밑에서 돌리시던 할머니의 동그란 물레.... 눈 내려 쌓였고 바람 휭 휭 불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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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