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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팽이집이 있는 골목 |
| 고 영 |
내 귓속에는 막다른 골목이 있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밀려난 작은 소리들이
따각따각 걸어 들어와
어둡고 찬 바닥에 몸을 누이는 슬픈 골목이 있고,
얼어터진 배추를 녹이기 위해
제 한 몸 기꺼이 태우는
새벽 농수산물시장의 장작불 소리가 있고,
리어카 바퀴를 붙들고 늘어지는
첫눈의 신음소리가 있고,
좌판대 널빤지 위에서
푸른 수의를 껴입은 고등어가 토해놓은
비릿한 파도소리가 있고,
갈라진 손가락 끝에 잔멸치 떼를 키우는 어머니의
짜디짠 한숨소리가 있고,
네 귓속 막다른 골목에는
소리들을 보호해주는 작고 아름다운
달팽이집이 있고,
아주 가끔 따뜻한 기도소리가 들어와 묵기도 하는
작지만 큰 세상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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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엿 파는 할머니 |
| 권미란 - 울진 온정 3년 |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간 길에
또 늙은 할머니께서
엿을 팔고 계셨다.
그 옆을 지나오는데
할머니께서
얘들아, 오늘이 마지막이니
이 엿 사 먹으래이.
할머니, 왜 마지막이래요
물었더니
내가 몸이 아파서 그래
하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도 나는
엿도 사지도 못하고
지나와 돌아다보니
아직도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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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는 눈이 내려 쌓이고 있습니다. 눈발이 휘날릴 때 부랴부랴 나갔다 왔지요. 한때는 하얗고 낭만적이고 ....그러하던 눈이 귀찮고 성가시다는 생각만 드는 것은 이제 내가 무미건조하고 그렇고 그런 아줌마가 되었구나 라는 뜻 ... 춥거나 말거나 눈은 아름답고 이쁘다꼬 머리에 가슴에 강제로 뿌악뿌악 쑤셔넣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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