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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테의 향기 |
| 김수목 |
벌목꾼인 그의 집에는 나이테가 많았다 벌목을 하고 남은 나
무토막을 집에 가져와 여기저기 세워 두었다 어디로 눈을 돌려
도 나이테의 무늬와 눈길이 마주친다 나이테로 남겨진 나무들의
무늬에서는 숲 속 버섯 향기가 난다 소나무에서는 느타리버섯,
박달나무에서는 영지버섯, 참나무에서는 표고버섯의 향기가 난
다
그의 집에 들어서면 나이테들이 파문을 일으키는 게 보인다
무수한 파장으로 그의 가족들을 감싸고 있는 것이 보인다 숙제
를 하는 아들 녀석의 가마꼭지에서 나이테 무늬가 어른거리고
학원에 다녀오는 딸아이의 손가락 끝에도 나이테 무늬가 보인다
그의 귀가가 늦어진 날이면 나이테의 향기가 집안을 진동한다
느타리, 영지, 표고버섯의 향기가 집안을 푹 감싼다 가장의 빈
자리를 메우려는 나이테의 안쓰러운 무늬까지 겹쳐 집안에 가득
숲이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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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작 |
| 신명란 - 충북 음성대장국교 6년 |
어머니께서 오늘 타작을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오늘
은 세 시쯤에 일어났다. 그리고 어머니 일을 도와 드렸다.
이제 일꾼들이 조금씩 몰려왔다. 나는 밥하고 국하고 나르
느라고 야단이었다. 일꾼들은 논에 일찍 갔다. 일꾼들은 경
운기를 타고 갔다. 점심때쯤 지영이하고 선영이가 왔다.
지영이하고 선영이는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 나는 싸우지
말라고 말렸다. 얼마 후에 나는 지영이와 선영이를 한꺼번에
업었다. 그리고 지영이를 먼저 무동 세워 주고 선영이는 나
중에 세워 줬다.
나는 그리고 논에 가려고 하는데 선영이가 "언니, 같이
가."하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선영이를 업고 가다가 내려놓
고 또 업고 가고 그랬다.
논에 가니까 일꾼들은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노란 양재
기를 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선영이는 그냥 걸어서 왔다. 그
리고 집에 와서 점심을 선영이와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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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二門
不二
연꽃으로 조각된
정수사 대웅전 문살 문양처럼
그대안으로 들어가는 문도
꽃으로 조각이 되어 졌을까
대웅전 마루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대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대를 향하여 올리는 삼배
그대안에 나를 살게 하시니
내 기쁨이 하늘끝에 닿은 듯
하여이다
연꽃으로 조각된 정수사 문살보다
더 아름다울 그대의 문
내 손 닿을 때마다 열리고 닫히는
그대에게 들어가는 문
그대와 내가 하나 되는 문
불이문이네
2002/09/22 23:25
* 정수사: 강화도에 있는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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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