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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마르는 이파리 |
| 황동규 |
어느 날 가을바람 불 때
외로움 감별사(鑑別師)자리 내주고
참새도 쑥부쟁이도 하루살이도 그냥 살고 있는 곳에
살게 해다오.
달포 전 윤선도 고택 마루에 기어다니던 왕지네도 계속 기고
차 앞 유리를 빛살처럼 환히 때리던 부나비도 날고 있는 곳에
살게 해다오.
술맛 감별사 심연섭이 혀 암으로 가듯이
외로움 감별사 자리마저 내주고
외로움의 진면목을
살게 해다오.
그저 낙엽이 아닌, 공중에 뜬 채
온몸으로 바람 쏘여
새로 다시 한번 마르는 이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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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소리 |
| 김진복 - 상주 청리국교 4학년 |
오좀을 누러 일어나니
귀뚜라미 소리와 또 무슨
벌레인지 종종종 한다.
그 소리는 참 고왔다.
나도 그 소리를 낼 것 같다.
내려고 내려고 해도
그 소리는 빌빌빌 한다.
이제 그 소리는 못 낼 것 같다.
1964년 9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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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사랑.버리다
가발
세상에!난 개보다도 못한 놈인거야?
애인의 개를 질투하던 남자는 그만 여자에게서 버림받고 말았다.그녀의 개를 증오해!
길거리를 해배던 그는 개고기집(정력보양탕) 앛에 멈춰섰가.개고기 일인분요.그는 그 음식을 아주 깨끗하게 먹었다.접시가 빛나도록...그래 어차피 개라는건 음식일 뿐이라고!그날 이후 그는 보신탕 애호가가 되었다.
그는 얼마전에 헤어졌던 애인을 생각했다.
그녀는 개를 사랑했다.그 귀여운 애완견에게 매일 밥을 챙겨줬고 일주일에 한번씩 꼭 목욕을 같이 했으며.매일 아침의 모닝키스.
난 니 개가 정말 부러워.
해피야!
그래. 넌 항상 내게 무관심하고 화만 내지만..니 개...해피는 언제나 사랑 받잖아. 내가 만약 개였다면...
넌 보신탕 행일껄?
......
농담이야..
그는 매일매일 사랑 받는 개가 견딜 수 없이 미워졌다.그래서 개를 들판에 버려버리는 무서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그 빈자리는 나의 몫이라고 생각해.그는 개를 몰래 멀리떨어진 한적한 들판에 버리고 왔다. 물론 그녀 모르게.안녕 나의 연적.이제 그녀는 나에게 사랑을 줄거야.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개가 사라진 그날부터 울며 밥을 먹지 않았다.불쌍해. 내가 없으면 밥도 못먹고 몸도 더러워지고....혹시 다치면 어쩌지?너무 가여워.
애완견은 새로 구하면 되는거야.하지만 네 건강이 가장 중요한거야.상심말고 밥을 먹어둬.
하지만 해피는 세상에서 해피 한마리 뿐이야.
네가 아프니 나도 마음이 너무 아파. 벌써 며칠째 밥을 안먹는거니?
그는 기다리고 기다렸다.그녀가 개를 잊을 날을.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해피는 너무나 영리했다.꽤 먼거리였음에도 집을 정확히 찾아왔다.이런...그리고 그녀의 앞에서 그를 물었다.피가나고 팔이 너덜해질정도로.
으악.도와줘.마리!
해피!네가 해피를 버렸구나.나쁜놈!! 개보다도 못한 놈! 꺼져버려!
그리고 끝.
하지만 그녀의 개도 결국은 음식일 뿐이잖아.
그는 한 여자를 알게 되었다.그녀는 이웃에 사는 젊은 독신녀였는데..남자의 예전 애인이 키우던 개와 굉장히 닮은 개를 키우고 있었다.엘리베이터에서 그 개를 본 남자를 놀랐지만 그녀는 애인이 아니었다.이 개..굉장히 예쁘네요..하하;어색한 웃음.네.귀엽죠.말도 잘듣고.
사실 그녀는 자신의 애완견을 학대하고 있었다.때리고 굶기고 욕하고 가두고...그녀가 애완견을 학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어릴때 개에게 물린 기억때문이다.큰개는 무서워하지만 작은 개는 괴롭히기 좋은 대상.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개는 배고픔과 스트레스속에서 죽어버렸다.어쩌지..
복날에 그녀는 남자에게 말한다.저희집서 식사 함께 하지 않을래요?
그리고 소고기라고 속이고 남자에게 개고기를 대접한다.남자는 아무생각없이 식사를 한다.강아지가 안보이네요?.....혹시 개고기 좋아하세요?그때서야 모든것을 안 남자는 더이상 숟가락을 들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를 유혹한다.하지만 난 개를 요리하는 여자는 사랑하지 않아요.그리고 둘은 아무것도 아닌게된다.
그 뒤에...
남자의 옛 애인은 해피에게 물린뒤 개를 버렸고.
남자는 더이상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또 다른 여자는 다른 개를 학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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