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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어 |
| 정영숙 |
차디찬 가마솥 어깨에 메고 있던 텅 빈 아궁이에 마른 싸리나무 가
지 분질러 넣고 있었어요 지푸라기 작두에 쓸려 무쇠솥에 부어지고
물과 함께 끓였어요 굵은 싸리나무 가지 타닥 타닥 소리내며 불똥 튕
기고 가마솥을 핥던 붉은 불꽃 높은 음계로 치솟을 때 내 속에 있던
마른 지푸라기 몸을 풀며 울고 있었어요 나 언제 푸른 하늘 밑에서 목
놓아 울어본 적 있었던가요 허공에 흔들리던 잎새. 허수아비 내세워
촘촘히 익혀 온 내 삶의 살덩이 지키기 위해 날아온 새들 멀리 쫒아내
야 했던 마침내 멍석 위에 노란 알갱이들 다 털어버리고 빈 껍질인 몸
으로 끓는 물 속에 삶겨야 했던 나를 생각하고 눈물 펑펑 흘렸어요 싸
리나무에 잠시 앉았던 새들 하늘로 날아가고 그 싸리나무 재로 남고
그 온기로 풀어진 나 물렁물렁한 '여물' 이 되어 가는군요
속의 것 다 쏟아버리고 묵묵히 허공에 매달려 있는
버려서 가벼운 듯
그러나 버릴 수 없어
400년 동안 퉁퉁 부은 눈두덩이로 매달려 있는
저 화암사 우화루 난간의 목어 한 마리
지금 막 쇠북에 맞춰 천상의 세계로 들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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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고생 |
| 여신명 - 강원 사북국교 4년 |
누가 무어라고 해도 나는 우리 어머니가 자랑스럽다.
우리 아버지는 광산에서 다치시어 일을 못하신다. 그래서
어머니가 두부장사도 하시고 가을이면 산에 나는 보리장
따위를 팔아 살림을 꾸려 나가신다.
그러면서 낮에도 밤에도 돈 걱정을 하신다. 나는 그 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철이 아직 안 든 동생들은 돈
을 달라고 조른다. 그러면 어머니는 가슴이 아프신지 눈
물을 글썽거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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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