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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밥 |
| 이상국 |
하지가 지나고
햇감자를 물에 말아 먹으면
사이다처럼 하얀 거품이 일었다
그 안에는 밭둔덕의 찔레꽃이나
소 울음도 들어 있었는데
나는 그게 먹기 싫어서
여름이면 어머니랑 싸우고는 했다
그 후 논밭과 사는 일은
세상에 지는 일이라고 나는 멀리 떠났고
어머니도 감자밭을 버리셨지만
해마다 여름이 와서
온몸에 흙을 묻힌 채
시장에 나오는 감자를 보면
거기에 어머니가 있는 것 같아
나는 빈집처럼 허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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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
| 권상출 - 안동 대곡분교 2년 |
산에는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볼록한 산 수풀에서
나무가 즐겁게 자라고 있습니다.
196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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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김영천
소나무는 소나무끼리
가문비나무는 가문비나무끼리
때죽나무와 상수리나무도 끼리끼리
서로 모여 있습니다만
구태여 자기들끼리만 어울리기를 주장하거나
제 구역을 강제로 획정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틈을 내어 바람을 나누며
발 아래로 흐르는 물에도 공평하게 뿌리를 적시며
씨앗은 될 수 있는대로 멀리 보내기 위해
새나 짐승들에게 아낌없이 제 소산을 먹힙니다
더러 씨앗이 제 오지랖 안에 떨어져도 훼방하지 않고
같이 자라고
마주 서서 밤새 몸부림치고
큰 바람은 서로 은근히 막아줍니다
보세요
사람만 사람끼리 등 돌리고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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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