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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 성당 |
| 신중신 |
도르래 우물깊이 두레박이 내려갑니다. 마호가니빛 마룻바닥을 울
리는 오르간 소리. 칠 벗겨진 판유리로 어른거리는 촛불이며 시골 작
은 성당 제야미사는 듬성듬성 모여앉은 가족과 앞니 빠진 村老들 얼
굴에도 저마다의 촛불을 일렁이게 합니다. 우물 깊은 데서 두레박 부
딪치는 소리 들려오듯 시간도 올 성긴 틈새로 지나가 새해를 맞습니
다.
그 두레박 연년이 그랬듯이 올해도 이 시린 찬 샘물을 길어올려 줍
니다. 시골 작은 성당 제야미사는 가난한 마음과 긍휼히 여김을 받는
가슴이 모여 이빨이 빠진 만큼 조금씩 흘리며 두레박물을 받아 마시
는 시간입니다. 서너 사람쯤 기다려 서서 먼저 마시라거니 아니라거
니 그런 성근 말마디 끝에 도르래 우물가엔 두레박 하나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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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허연 우리 아버지 |
| 황호수 - 경남 울산 선암국교 6년 |
우리 아버지는 머리가 하얀 분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젊
었을 때 고생을 많이 해서 나이보다 많이 늙었습니다. 그
러나 우리 아버지가 젊었을 때는 힘이 장사였다고 합니다.
우리 아버지의 특징은 머리가 하얀 것입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우리 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머리가 하얀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말
하자면 운동회 때 우리 아버지가 눈에 확 띕니다.
그러나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놀릴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우리 아버지, 머리가 허연 우리 아버지. 쭈글쭈글한 손
은 고생지층이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굳은살이 딱딱해도
누구의 손보다 따뜻한 우리 아버지의 손. 머리 허연 우리
아버지를 나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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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건강과 행복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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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