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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자나무 우체국 |
| 송재학 |
올해도 어김없이 편지를 받았다
봉투 속에 고요히 접힌 다섯 장의 붉은 苔紙도 여전하다
花頭 문자로 씌어진 편지를 읽으려면
예의 붉은별무늬병의 가시를 조심해야 하지만
장미과의 꽃나무를 그냥 지나칠 순 없다
느리고 쉼없이 편지를 전해주는 건
역시 키작은 명자나무 우체국.
그 우체국장 아가씨의 단내나는 입냄새와 함께
명자나무 꽃을 석삼년째 기다리노라면,
피돌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가미로 숨쉬니까
떨림과 수줍음이란 이렇듯 붉그스러한 투명으로부터 시작된다
명자나무 앞 웅덩이에 낮달이 머물면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종종걸음은 우표를 찍어낸다
우체통이 반듯한 붉은색이듯
단층 우체국의 적벽돌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 연금술을 믿으
니까
명자나무 우체국의 장기저축상품을 사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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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댓불은 별같이 떠 있고 |
| 이상률 - 경북 월성 감포국교 6년 |
7월 25일
점심때 동무들과 리어카를 가지고 놀다 발을 잘못 놓아
장가뼈가 부러지도록 아팠다. 발을 들고 보니 복숭시 옆
에 피가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너무나 아파서 잘 걷지도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검은 고약을 어머니가 발라 주시
더니 꾸중하셨다. 발은 자꾸 아프기만 했다. 동무들이 오
더니, 아이쿠 쪼끔만 더 잘못했으면 발을 못 쓰게 될 뻔했
다. 하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방 안에서 한번 걸어 보니 자꾸 절룩거렸다. 밖으로 나
가 노니 꼬마 아이들이 나를 보고 따라 절룩거렸다. 바닷
가에서 동무들 소리가 들리더니 목욕을 하고 있었다. 나
도 목욕을 하고 싶었으나 다리가 아파서 하지 못했다.
*장가뼈 : 정강이뼈, 복숭시 : 복사뼈
7월 27일
아이들이 우리 밭에 고추를 따 간다기에 가 보았더니,
고추가 꺾여져 있고 모종이 뽑혀져 잇어 형편이 아니었
다. 이 때 그 아이들만 붙잡는다면 가만 두지 않을 텐데,
하고 고추 모종을 새로 정성껏 심어 두고 옥수수를 한 번
살펴보았다.
내가 학교에서 가져온 옥수수는 다 죽어 버리고 한 포
기뿐이었다. 우리 밭 옥수수와 비교해 보니 학교에서 가
져온 옥수수가 키가 제일 크고 옥수수도 많이 달려 있었
다. 내가 심은 옥수수가 주인 같았다. 내가 심은 옥수수가
웃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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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가운 메밀꽃의 계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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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