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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가에서 |
| 이재무 |
아내와의 잠자리는 근친상간이라며 한 친구가 웃었다
모두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의미심장하게 따라 웃었다
아파트 정문을 나서면 아내도 나의 여자는 아니며
요즘 아내들은 저녁 안 먹고 일찍 귀가하는 남편들을
가장 능멸한다는 말에 일행은 박장대소하였다
여름의 하루는 비닐처럼 질기고 길고 지루해서
우리는 부실해져 가는 중년을 보충하기 위해
가부시키해서 개 한 마리를 잡았다
가마솥에서 천대와 굴종과 구박의 한살이를 마친 잡종개가
시펄시펄 끓는 동안 앉아서 하는 것 중 제일 재미있다는
화투 패를 돌렸다 오래 끓인 육개장처럼 걸고 진한 음담패설
한 순배가 돌자 투자한 돈에 비례하지 않는 아이의
성적에게 습관성 짜증을 내고 정치인 몇 도마에 올려 놓고
토막 치고 오장을 파 모랫바닥에 처박아 놓았다 실직한
친구에게는 간 맞지 않아 싱거운 위로 몇 마디를 건넸고
누군가 나이 드니 김치도 갓 담근 게 맛있다며
예의 영계론을 펼치자 술이 올라 더욱 벌개진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비록 한때일망정 그린벨트의 생을
살았던 우리 젊음은 속절없이 기울고 이제 썰물 뒤의,
콜라 캔이다 플라스틱 등속 어지럽게 널려 있는
개펄 같은 서로의 상처 들여다보며 쓸쓸히 웃었다
오후 들어 나무의 그림자는 급속도로 짧아지고 있었다
허리띠 느슨하게 풀고 강변에 서서 한쪽 다리를 든 채
함부로 오줌 갈기고 다 익힌 개고기를 뜯으며
기름 묻은 손 아랫도리에 문질러댔다
늦은 밤 고성방가하며 돌아오는 길 우리는 버려진 개가 되어
어둠 발기발기 찢으며 스스로를 향해 컹컹컹 짖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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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물 |
| 김일겸 - 안동 대곡분교 2년 |
메물이 안 돼 가지고
어머니하고 아버지하고 싸웠다.
어머니는 아버지 보고 머라 하고
아버지는 어머니 보고 머라 하고
그러다가 어머니가 "그래도 비야 되제"
하니까 아버지는 아무 소리 안 합니다.
나는 가슴이 쿵덕쿵덕 했습니다.
*메물 : 미물, 메밀
머라 하고 : 뭐라 하고, 야단 치고
비야 : 베야
1969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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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 20030423
루쉐
벌써 네가 이 세상에 나만 홀로 남겨두고
떠난지가 어언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아직까지 난 혼자란다... 너의 기억들이 내게 너무나 많은
내 생각을 지배하고 있어... 그래서 아직까지 너 외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자신이 없고 그러더라..
네가 내게 남기고 간 모든 흔적들과 사건 그리고 추억들....
너무나 소중한데.. 그걸 다들 지우라고들 하잖니..
난 그러긴 싫은데.. 그건.. 널 다시 한번 내 맘속에 죽이는 건데..
내가 어찌 그 일을 할 수 있겠니...
다들 그래...
"넌 사랑 기피증이야...", "넌 사랑 결핍증이냐??"
맞나봐.. 너로 인해서.. 난... 너에게 헤어나질 못하니..
지금도 마찬기지고말야... 하늘에서 지금 날 보고 웃겠지??
아님 이런 날 한심하다면서 비웃을까?? ^^
언젠가 널 잊어야 하겠지?? 하지만 아직은 아닌거겠지??
사랑해... 아직도....여전히.....
이별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슬픈말이 아직도...여전히..
라고들 하더라?????? 정말이니??? 그리고 또...
누가 그러더라... 죽은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추억이 아니라
잊어주는 거라고...... 미안해.. 너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해주질
못해서...
-20030423 슬픈별 눈물동 슬프리 1619번지 루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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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