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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나무다리와 나팔꽃 |
| 임재춘 |
운부암雲浮庵 뒷켠으로 돌아가면
하얀 자갈 사이 가느다란 줄기에 피어난
청보랏빛 나팔꽃 한 송이
맑은 개울 물 소리 쪽으로 기운다
둥근 고목 외나무다리 위로
나팔꽃은 올라가려 애를 쓰고
외나무다리는
누가 밟지 않을까
내려놓으려 안간힘을 쓰고
개울은 나팔꽃이 떨어지지 않을까
외나무다리 올려다보며
물소리 점점 커진다
돌 틈을 헤집던 초가을 정오의 햇살
나팔꽃 줄기에 남은 힘을 얻어준다
창호문 꼭 닫힌 고요
누가 나올 세라 물소리 다시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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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 김숙자 - 안동 대곡분교 3년 |
점문네 집에서
방아를 찧다가
점문네 아버지가 글을 읽는데
하도 잘 읽어서
어머니가 슬퍼서 눈물을 흘리고
나도 그만 흘렸다.
내가 어머니 보고
할머니가 왜 아버지를 학교 안 시켰노,
하니 내가 왜 안 시켰는동 아나, 한다.
내 언니 열다섯 살 나는 것도
안 시켜 놓고, 하니
내가 또 눈물이 난다.
언니는 안동에 가 있으나
엉가이도 슬프다고 집에 와서 그칸다.
*시켰는동 : 시켰는지
엉가이도 : 엉간이도, 엉간히도, 어지간이도, 어지간히도
그칸다 : 말한다, 그렇게 말한다.
197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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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경님이 이화여대에 합격 하였다는 기쁜 소식 알려 드립니다. 수경님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부모님의 자랑스러움이 얼마나 클까요. 축하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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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