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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역山驛 |
| 서규정 |
나무야 내 대가리는 온통 빗물이란다
어서 밟아다오
줄기차게 내리던 소나기도 그치고
막차로 온 사람들은 막차로 가는가
막장에서 나온 사내들은 윤이 날대로 나
갈아입을 어둠도 마땅치 않은 산역山驛
어디론가 이동하는 무리들은 지금 한창 욕설로 피어나선
세상이 넓다는 건, 몸 하나 똥으로 박을 자리를 찾아서
똥터 곁엔 틀림없이 샘터도 있을 것이니
모두모두 서둘러도 기차는 아직 오지 않는다
돌아보면 채탄과 매몰
그리움으로 캘 그 무엇이 남아 있어서
석탄처럼 시커먼 눈동자를 후비며 어디로 가는가
막장에서 나와 막장으로 흐르는
길고 긴 갱도 삼 만리
절망 쪽으로 가는 슬픔은 장화를 신고
희망 쪽으로 가는 기쁨은 슬리퍼를 신고라도 어서 가
가차는 레일을 싣고
나는 초승달을 신다가
똥터를 찾아가는 몸들은
신발가게엔 다시 들르지 않으리라는 걸
이 첩첩산중 태백의 하늘에 뜨는 별들은
거의 다 맨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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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
| 김춘자 - 안동 대곡분교 3년 |
저녁때
경화하고 꼴을 비는데
어머니가 부릅니다.
춘자야,
빨리 와서 얼라를 바라.
나는
어머니가 때리면 어쩌꼬
생각하면서
얼른 꼴을 지고
내려왔습니다.
*비는데 : 베는데
얼라 : 아기
바라 :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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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때는 집에서 맛있는 것 먹고 푹 쉬는게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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