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공터로부터 |
| 최 빈 |
저 신발의 내력을 알 수는 없다 구질구질 땟국 흘리면서도 차려 자세
로 버티고 선 여유가 가련해 보일 뿐 먼지떨이를 채찍처럼 휘두르는 주
인의 야멸 찬 손놀림도 이유를 알 수는 없다 어느 도시의 화려한 장터
를 지나 이곳까지 왔는지 아모르 제과점과 내가 그린 미술학원 사이의
공터를 수런거리게 만든 건 분명 저 신발이다 속내가 얼마나 화려한지
는 모를 일이지만 허방을 돌아 온 듯 뒤틀리고 찌그러진 것들, 이제 놓
을 만도 한데 끝내 손놓지 못하는 쌍으로 태어난 것들의 질기고 억센
운명, 몰려든 사람들이 구경하는 건 신발이 아니라 몸 값 적힌 피켓을
들고 링 위를 돌아 나가는 자신이다 공터처럼 공허한 웃음이 사방에서
부슬부슬 쏟아진다 사람들이 신발 속으로 몸을 숨긴다
|
|
|
 |
| 텔레비전 |
| 김정중 - 거창 샛별국교 5년 |
요즘도 선생님께선 텔레비전 보지 말라고 우리들한테
부탁을 한다. 그래도 우리는 본다.
토요일 날 선생님께서 "텔레비전 보지 않은 사람 손 들
어 봐라." 했더니 8명이었다. 우리 반 37명 중에 29명이 본
것이다. 그 중에서 나도 약속을 어겼다.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우리보고 칭찬을 하신다. 다 솔직
하고 거짓 없이 보았으면 보았다, 안 보았으면 안 보았다
고 솔직하게 손 드는 우리보고 칭찬을 하신다.
나도 텔레비전을 안 보는 여덟 사람에 속하면 좋겠다.
나는 텔레비전과 싸워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텔
레비전을 안 본 적은 며칠 있다. 내가 이긴 것이 아니라
그 때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다락에 올려놓았을 때 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하루만이라도 텔레비전에게 이기
려고 노력하겠다.
|
|
|
주말 저녁이면 내가 밥하는 동안 우리까치는 아부지 하고 사이좋게 텔레비전을 보면서 킬킬캘캘... 정말이지.. 인터넷 들어와 보면 잘난사람 똑똑한 사람 괜찮은 사람 야무진사람 할말 안 할말 꼬집어 꼭꼭 잘도 하는 사람이 천지삐까리로 널렸더구마는 .... 우째 텔레비전만 보마 우리나라에 인재가 그렇게도 없는가 싶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