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어머니와 소와 아버지와 나

강 수

1.
나는 엉덩이에 뿔 난 송아지
어머니는 살진 암소

2.
암소가 송아지에게 젖을 먹이는 동안, 아버지는 소값 흥정을 한다.
암소는 송아지를 바라보며 울고, 송아지는 암소를 바라보며 울고,아
버지는 소를 판 돈으로 암소 갈비를 뜯는다. 아버지는 암소가죽 점퍼
를 입고 송아지가죽 구두를 신고 핏물이 살짝 배어나는 암소 갈비를
뜯는다. 송아지는 엉덩이에 난 뿔로 계속 아버지를 찔러대고. 아버지
들이 몰려와 엉덩이에 난 뿔을 잘라내고, 아버지들이 해머로 송아지
머리통을 갈기고 가죽을 벗기고 내장을 꺼내고 생간을 기름장에 찍어
먹으며 핏빛 미소를 흘린다.

3.
소 울음소리 은은히 나팔소리처럼 울려퍼지는 들판. 암소가 누워
있다. 몸이 하나씩 하나씩 분해되어 있다. 흘러내리는 핏물, 핏물이
들판 속으로 스며든다. 들판 한 귀퉁이 노란 솜털로 피어 있는 개구리
자리꽃. 그 뿌리가 피에 젖는다. 갑자기 개구리자리꽃이 들판을 뒤덮
고, 들판이 노랗게 꿈틀거린다. 암소의 피가 들판을 키운다. 노루귀,
쥐오줌풀, 풍선란, 솜다리, 흰 앵초, 오리난초...... 그 사이사이로 흘
러내리는 암소의 피가 들판을 살린다. 암소의 몸 속에서 푸드득 새 한
마리가 솟구쳐 오른다. 들판 위 하늘 꼭대기에 까만 점으로 떠오른다.
소 울음소리로 울며 들판을 떠메고 간다. 소 울음소리 메아리로 울리
고, 소 울음소리. 소 울음소리. 소 울음소리가 들판을 가득 채우고. 아
버지들의 귀를 가득 채우고 아버지들의 발이 노랗게 들판에 달라붙는
다. 발이 뿌리를 내린다. 상수리나무, 상수리나무. 들판에 들어서는
상수리 나무들. 팔을 뻗어 그늘을 만든다. 그 아래 소들이 모여 산다.
모여서 풀을 뜯어먹고 있다. 나뭇잎 사이로 간간이 스며나오는 햇살.
눈부신 햇살. 엉덩이에 뿔난 송아지도 아무렇지 않게 풀을 뜯어먹고
있다. 간혹 암소의 퉁퉁한 젖통을 빨기도 하면서.

4.
나는 엉덩이에 뿔 난 송아지
아버지는 엉덩이에 뿔 난 황소
나는, 결국 아버지

등댓불은 별같이 떠 있고

이상률 - 경북 월성 감포국교 6년

1965년 7월 4일
아침 공부를 하고 나니 부엌에서 밥을 퍼 담기 시작했
다. 나는 어머니에게 도시락을 싸 달라 하니, 뭐 나날이
도시락만 싸 가지고 가노, 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오늘 일
요일이가, 하고 말하니 누나가 어디 자꾸 속이노, 하고 말
했다. 어머니께서 어째 오늘이 일요일이고, 비 오는 일요
일, 물 오는 공일 날, 하고 말씀하셨다.

7월 5일
저녁을 먹은 뒤 아버지께서 담배를 사 오라고 하셨다. 신
작로로 나서니까 어떤 아이가 개를 데리고 가고 있었다. 저
게 지독한 개가 아닐까, 하고 한쪽으로 붙어 가니까 개는
나를 보더니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나는 정신을 잃은 듯이
바닷가로 막 달려 내려가다가 손에 쥔 돈을 놓아 버렸다.
그 애가 메리야, 하니 개는 따라오지 않았다. 나는 가만
히 서 있으니 그 애가 돈을 주워 가지고 나를 주었다. 미
안해하고 개를 데리고 갔다. 동네 사람들과 아이들은 나
를 보고 모두 웃고 있었다. 나는 너무 부끄러웠다. 담뱃집
으로 뛰어 내려갔다.

7월 7일
저녁 때 비가 그칠 무렵 동생이 아이들에게 맞아 울고
있었다. 나는 얼른 그 아이를 찾아가서 쓰러뜨린 다음에
집으로 오니, 그 아이 형님 명호가 와서 왜왜왜왜 때렸니,
하고 말하기에 아이구 더러워, 너하곤 말도 안 할 테야,
하고 말하는데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너 같은 말더듬이와 누가 말할 줄 알고, 하고 말하니 명
호는 내 손을 비틀려고 했다. 나도 가만 있을 수 없어 주
먹으로 이마를 한 번 갈겨 주었다. 명호는 아얏, 하고 소
리치더니 내 손을 막 비틀었다. 나는 참을 수 없어서 명호
의 새끼손가락만 꼭 쥐고 비틀었더니 명호는 아아아 아
얏, 하고 내 손을 놓아 버렸다. 명호는 어디 두고 봐라, 너
같은 것에게 못 이길 줄 알고, 하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이세상이 두렵다..
김경중

.. 어른들은
무좋건 시키기만한다..
이거해라 저거해라 .
그 기분을 알까?
친구들도 나중돼면 경쟁자다 . 친구는 나중돼서도 사귈수도있다.
공부해라.
이단어들이 이세상을 두렵게 만든다.
자기들은 한때 안그랫나?
우리들의세계를 이해해주지는못하면서 방해만한다.
이런말을들을때마다 짜증나고 왜치고싶다..
왜 우리들의세계를 몰라주냐고..
어른이돼면 이세상에대한 두려움이 없어질까.?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