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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을 들고 오신, |
| 김선우 |
길 있었네 개망초 우거진 좁다란 길이었네
언제부터 그곳이 길이었는지
마을의 청년도 모른다 했네
가끔씩 낡은 경운기 쓸쓸히 그 길을 지나갔고
비 많이 오신 여름 그친 아침에
천둥오리 떼 길을 물고 날아갔는지
길 사라지고 자그만 실개천 생겨나 있었네
오모록한 황톳물 연못도 하나 고여
흩어진 몇 낱 깃털이 옥잠 같았네
그길이 본디 개천이여, 통일벼 심을 적
물길 틀고 자갈 메워 농로로 만든 길이라고
마을 오랜 노인이 젖은 눈으로 깃털을 건졌네
물이 제 길을 다시 찾은 게라고
속눈물 고여 연못까지 덤으로 오신 게라고
비 많이 오신 먼 날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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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
| 성은주 - 경북 성주 대서국교 6년 |
6월 27일
하우스에 담뱃잎을 딴 것을 걸었다. 담뱃잎을 논
에서 따서 집에 가져와 마당에서 엮었다. 그리고 엮을 때, 하
나는 앞으로 하나는 뒤로 하면서 두 개를 끼워서 엮는다. 하
우스에 긴 끈으로 길게 엮은 담뱃잎을 건다. 그리고 그 안에
서 말린다. 마당에서 하는데 물이 담뱃잎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조심해서 엮었다. 오후
에 논에 가 보니까 담배가 꽤 컸다. 그리고 구멍도 뚫렸고 마
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꽃도 있었다. 그런데 담배 꽃잎에 벌
레가 있었다.
7월 3일
오늘은 홍섭이 오빠도 왔기 때문에 다 같이 담배
를 엮었다. 그런데 나는 담배를 엮다가 손을 빠니까 씹웠다.
나는 그래서 물을 마셨다.
7월 6일
오늘은 하우스에 있는 담배를 알방으로 옮겼다.
그리고 엮기도 하고 걸기도 하였다. 하니까 벌써 소 먹일 때
가 되었다.
7월 12일
학교 갔다가 점심을 먹는데 아버지께서 논에 가
보라고 하셨다. 나는 가 보니 어머니께서 망치와 못을 주시
며 담배나무에다가 못을 비스듬하게 박으라고 하셨다. 그리
고 경희 저거 아버지는 이것을 하우스에 걸었다. 또 홍기는
이것을 갖다 나르고 엄마는 집에 가셨다.
* 일하로 : 일하러. 덤부어 : 떠 부어. 믹이로 : 먹이러.
이순 : 참외 순. 여기서는 담배 순을 말함. 참외 농사를 많이
하는 곳이어서 담배 순까지도 이렇게 말하게 된 것임.
씹웠다 : 썼다. 알방 : 아랫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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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지우개
깜상
싹싹 없어져라
너와의 첫 만남아
싹싹 사라져라
너와의 첫 키스의 짜릿함아
나 이젠 너와의 모든 추억을
마법을 걸어 지우려한다
이젠 모든것이 깨끗한 백지처럼
변할꺼야
남을꺼야
헌데 다달아져도
마법의 가루만이 있고
너의 모든것이 잉크로 쓴것마냥
지워지지 않는다
다시 마법을 걸어
싹싹 없어져라
어서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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