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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
| 이시영 |
1960년대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기차가 임실 근처의 푸른 들판을
가르고 나아갈 때였다. 맞은편 좌석에서 한 노인이 일어서며 말했다.
"참 풍광 좋은 마을이로고. 수많은 인재가 날 수다." 언뜻 보니 우람
한 느티나무 아래 흰옷 입은 사람들이 새처럼 희끗희끗 쉬고 있었다.
태풍 간무리가 지나간 뒤 어느 아름다운 석양녘이었다. 초로의 신
사 하나가 소년을 데리고 여행중이었다. 열차가 임실역을 지날 때 신
사는 창 밖을 향해 고개를 길게 빼고 말했다. "여기는 참 풍광 좋은
땅이란다. 한때는 수많은 인재가 났지.그러나 마을도 느티나무도 다
사라지고 없단다. 지난 세월에. 우리는 지금 아무도 아무도 없는 벌판
을 달리고 있는 셈이지. 이 기차처럼." 갑자기 목이 메이면서 신사는
그때 그 흰옷 입은 노인이 한없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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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
| 성은주 - 경북 성주 대서국교 6년 |
6월 3일
오늘은 논에 가니까 담배가 커서 어머니께서 이순
을 친다고 하셨다. 나는 담배도 이순을 치느냐고 하니까 친
다고 하셨다. 나는 담배가 썩어 있는 것을 보니 색이 누런색
이었다. 어머니는 한 6월 달쯤 되면 담뱃잎을 딴다고 하셨다.
6월 6일
오늘 오빠가 논에 뜨물 약을 쳐서 나는 보니 뜨물
약을 좀 많이 쳤다. 나는 어머니께 왜 뜨물 약을 치냐고 물으
니까 어머니는 "허허, 뜨물이 있으니 뿌리지."하셨다. 나는
어머니께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 말은 이해하
기가 조금 어려웠다. 오빠는 담뱃잎이 너무 컸다고 하였다.
내 생각에도 너무 큰 것 같았다. 나는 처음에 모종 옮길 때
옮기고 나서 우유를 주는 게 아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흐뭇
하기만 하다.
6월 9일
벌레가 담뱃잎을 따먹어서 상한 것이 많았다. 그
러나 담뱃잎은 컸다. 나는 잎이 안 상하게 빨리 약을 쳤으면
좋겠다. 그래야 벌레들이 다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6월 12일
오늘 비가 와서 못자리 물 하로 가다가 논에 갔
다. 비가 오니까 자꾸 잎이 앉았다. 나는 가에 있는 풀을 조
금 뜯어 주었다. 비옷을 입었기 때문에 앉기가 조금 어려웠
다. 그리고 덥기도 하였다. 담뱃잎은 비가 와서 웃는 것 같았
다. 어른들도 비가 와서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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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꿈
크늘프
아이는 저 푸른 하늘에 떠가는
새하얀 뭉게구름이고 싶었다.
그러나 구름은 비가 되어
넓은 대지를 적신 후, 가뭇없이 사라졌다.
푸른 하늘에 떠가는 새하얀 뭉게구름은
무지개의 꿈이였다.
아이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땅을 보았다.
땅에는 단비에 자라난
새파란 새싹이 있었다.
이내 아이는 눈물을 닦고 웃음지었다.
그 날 이후, 아이는 더 이상 옷과 신발을 더럽히며
새하얀 뭉게 구름과 무지개를 잡으러 다니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푸른 하늘에 떠가는
새하얀 뭉게구름과 저 산에 걸려 있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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