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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花鬪 |
| 최정례 |
슬레이트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뚝 또 뚝 떨어지구요
창에 기울은 오동꽃이 덩달아 지네요
종일 추녀물에 마당이 패이는 소리
나는 차배달 왔다가 아저씨와
화투를 치는데요,
아저씨 화투는 건성이고
내 짧은 치마만 쳐다보네요
청단이고 홍단이고
다 내주지만
나는 시큰둥 풍약이나 하구요
창 밖을 힐끗 보면
오동꽃이 또 하나 떨어지네요
집 생각이 나구요
육목단을 가져오다
먼날의 왕비
비단과 금침과 황금지붕을
생각하는데
비는 종일
스레이트 지붕에 시끄럽구요
팔광을 기다리는데
흑싸리가 기울어 울고 있구요
아저씨도 나처럼 한숨을 쉬네요
이매조가 님이라는 건 믿을 수가 없구요
아저씨는 늙은 건달이구요
나는 발랑 까진 아가씨구요
한심한 빗소리는 종일 그치지를 않구요
花鬪 : 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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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료 나르기 |
| 김창환 - 안동 대성국교 6년 |
우리는 어제 일요일 날 비료 차가 와서 비료와 보리쌀을
져 날렸다. 나는 한 포씩 져 나르다가 한 번은 내가 두 포를
져 나르니까 허리가 부러지는 것같이 아팠다. 한 번만 두 포
를 져 날랐다. 그래서 형님이 보리쌀 져 나르는 동안은 우리
가 비료를 져 날랐다.
우리는 비료를 다 져 나르고 비료를 쟁였다. 그런데 엄마
가 또 쟁인다고 한 포를 갖다 올린다고 두 포를 갖다 올리려
고 하니까 비료 재였는 게 넘어졌다. 그래서 형님이 다시 쟁
였다.
그리고 보리쌀 여섯 가마니를 방에 들랐다.
* 들랐다 : 들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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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 없는 당신의 사랑
박현아
내 마음속에
소리 없이 들어와
때로는 들뜬 열정으로
속삭임으로
수없이 나를 흔드신 당신
언제나
지친 내 어깨 위로
손 내밀어 주신
그 순간은
정지된 행복입니다.
이정표 없는 거리를
당혹해 하는 나에게
표지판을 보이시며
말씀하시는 당신
내 삶이 이어지는
순간의 찰나까지
당신에게
몰입하고 싶습니다.
물음표 없이 만나주신
그 사랑에
오늘 내 가슴은
찬란한 꽃밭이
만들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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