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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 땡감 하나 |
| 최영철 |
노스님 한 분 석가와 같은 날로 입적 잡아놓고
그날 아침저녁 공양 잘 하시고
절마당도 두어 번 말끔하게 쓸어놓으시고
서산 해 넘어가자 문턱 하나 넘어
이승에서 저승으로 자리를 옮기신다
고무줄 하나 당기고 있다가 탁 놓아버리듯
훌쩍 떨어져 내린 못난 땡감 하나
뭇 새들이 그냥 지나가도록 그 땡감 떫고 떫어
참 다행이었다고 나는 생각하고
헛물만 켜고 간 배고픈 새들에게
참 미안한 일이었다고 땡감은 생각하고
노스님을 떨구어낸 감나무
이제 좀 홀가분해 팔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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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료지기 |
| 정창교 - 안동 대곡분교 3년 |
아버지하고
동장네 집에 가서
비료를 지고 오는데
하도 무거워서
눈물이 나왔다.
오다가 쉬는데
아이들이
창교 비료 지고 간다
한다
내가 제비 보고
제비야,
비료 져다 우리 집에
갖다 다오, 하니
아무 말 안 한다.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나는 슬픈 생각이 났다.
1970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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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죽기전에 뭔가 그럴듯 한 것 하나 남겨놓고 죽을라 하는 것 그게 욕심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자연 그대로 누군가 인연이 닿으면 그때 어찌 하면 될 것을 ... 저는 어제 우리엄마 하고 전화로 한바탕 옥신각신 했습니다. 기도에 참여 할라카모 돈백만원이 넘게 든다해서 ...그거 하지말라 캤다가 ...엄마하고 웬쑤지게 생겼습니다. 지난번에 다니던 절도 뭣이 이래저래 자꾸 돈을 내라길래....이번절로 바꾸었는데.. 이번에는 액수가 지난번에 비해 훨씬 큽니다. 기도 하는데 번번이 무슨돈이 그리 드는지요. 그놈의 중이 불쌍한 할마시들 돈 얄개 먹을라꼬 별별짓을 다 한타 캤다가 엄마한테 오만소리 다 들었습니다. 딸년이라고 이렇습니다. 돈이 얼마가 들던 엄마맘 생각해서 하라 해야 했나 싶기도 하고...울컥 꽤씸한 생각도 들고요...그 스님 지은절이 벌써 몇개나 된다는데...또 다시 지어야 할 이유가 뭔지.. 부처님 보고 기도 해야지. 중 보고 기도 하나 캤다가 ... 기도발 잘 들으려면 잡소리 내면 안된대요...
니 돈 안내모 잠자코 있으라는데... 어제 하루종일 속 부글거려서 죽을뻔 했지요...오나가나 돈돈돈돈....지금도 부글부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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