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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 |
| 최문자 |
시인이 생선을 고른다.
값을 물어보기 전에
깊은 바다에 얼마나 드나들었나?
아가미를 열어본다
바다에서 나와 땅에서 떠돌기 얼마나 쓸쓸했냐?
지느러미 힘줄을 들쳐본다.
정말 바다의 자식인지
등짝에서 파도에게 매맞은
푸른 멍자국을 찾아본다.
얼마나 바다를 토해내야 죽을 수 있었나?
핏발선 눈알을 들여다본다.
아직도
뻐끔거리던 입마다 바다가 물려있는데
와르르 와르르 파도가 몰려와 좌판을 때리고 가는데
싸요, 싸,
단 돈 오천 원에 싱싱한 주검이 두 마리
수산시장 비린내만 묻히고 그냥 돌아온다.
나를 따라 일어서는 겨울 바다
노량진 역에서 같이 지하철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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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바라기 |
| 최인순 - 상주 청리 3년 |
저녁때
마당 옆에 가니
해바라기가 나왔다.
쭉지기를 덮어쓰고 나왔다.
해바라기 났다고 하니
아버지가
엉간이 존가배
하신다.
*쭉지기 : 쭉띠기, 쭉데기, 쭉대기, 쭉더기,쪽뎅이, 쭉정이, 쭉지,
껍질만 있고 알맹이가 없는 곡식의 낟알. 여기서는 해바라기 씨의
껍질(껍데기)을 말한다.
엉간이 : 엉가이, 엉간히,언간이,언가이, 언가히, 어지간히,
어지가이,어지간히,어지간히도.
존가배 : 좋은가배, 좋은가 봐
1963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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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들. 이까치. 사춘기가 넘치고 넘쳐 구춘기쯤 되나 봅니다. 이리 불툭 저리 불툭 입만 열면 무슨 불평이 그리 많은지..야야 까치야 ~ 눈에 힘 쫌 빼라! 즈그 엄마가 봐도 안이쁘다...일주일 넘게 만고강산 유람하고 와 놓고 이래 더븐데 외식 가자꼬 투덜투덜. "니는 언제 철 들래. 아홉살 인생의 영민이 보다 니가 더 알라다! " "엄마, 그거는 영화잖아 영화!" 영화라 캐도 예전 우리시절에는 아홉살 밖에 안 되었어도 다들 그렇게 철이 담뿍담뿍 들었더니라. "아홉살 인생" 보셨나요? 흥행에는 실패 했다던데.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아아, 어릴적 첫사랑 하나 없는 사람은 삭막하고 황량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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