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뜬소문 |
| 송수권 |
여름인데도 지독한 학질을 앓는지 우리 마을
어디서 허튼 소문 하나 떠들어 와 염병을 앓더라
수몰 지구 보상금 뜬소문으로 서로가 눈알을 부라리고
물길 백 리 밖에 댐이 선다더라
이제 우리는 산목숨이 아니여
뺀줄이 경운기 한 대도 툴툴거리며 목이 부어 편도선을 앓더라
들판의 언덕들도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빨래터에서도 해묵은 빚 얘기
임오 흉년에는 송기죽에 떼주검이 났다더라
가문 대대의 이야기도 곁들이며
닭장에서 닭들도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며 때없이 울더라
아 어느 잡놈의 구두창에서 묻어 온 소문 하나
이제 우리는 산목숨이 아니여
주막거리 먼지가 이는 황토 언덕배기
읍내로 빠지는 막버스 손잡이에서도
그 흉흉한 소문은 묻어나더라
산들도 울먹울먹 무덤들도 헐렁헐렁
부뚜막 조왕신도 나와 앉아서 액막이 밤마다 팔왕경을 읽더라
물방아가 섰던 자리, 달맞이꽃도 하얗게 질려서
아침 햇빛 속에서 시름없이 물창을 튀기며 지더라.
|
|
|
 |
| 포플러 |
| 김순자 - 안동 대곡분교 3년 |
포플러 잎이 대롱대롱 달렸네.
포플러 잎은 꼭지에서 춤을 추네.
포플러 잎은 노란색을 입고 있으니
파란색을 덮어 주네.
나무도 껍질을 떨고
맨돌맨돌한 살결로 서 있네.
잎사귀는 나불나불 춤을 추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