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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팔꽃 |
| 송수권 |
바지랑대 끝 더는 꼬일 것이 없어서 끝이다 끝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 보면 나팔꽃 줄기는 허공에 두 뼘은 더
자라서
꼬여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아침 구름 두어 점, 이슬
몇 방울
더 움직이는 바지랑대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다음날 아침에 나가 보면 덩굴손까지 흘러나와
허공을 감아쥐고 바지랑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젠 포기하고 되돌아올 때도 되었거니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 보면 가냘픈 줄기에 두세 개의 鍾까지
매어달고는
아침 하늘에다 은은한 종소리를 퍼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더 꼬일 것이 없다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우리의 아픔도 더 한 번 길게 꼬여서 푸른 종소리는 나는
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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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밭을 매면서 |
| 김숙자 - 안동 대곡분교 3년 |
조밭을 매다니
땀이 하도 많이 흘러서
온몸이 물에 빠진 것 같다.
바람이 부니 어머니가
아이고 고마워라 한다.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서
바람보고 고맙다 인사한다.
바람이 부니 내가 날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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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방학을 한 우리아들. 다음주 월요일 부터는 다시 또 학교에 가야 하는데. 오늘은 학교에 청소하러 가야 된다캐서 "당최 뭐시기 사람들은 알라들이 잠시라도 편하게 노는 꼴을 못보는 갑다! 고마 쫌 편하게 놔두지. 뭐한다꼬 학교에는 오라카노!" 아이 보다 내가 더 투덜거리면서 학교앞에 내려주고 봉사활동까지 다 하고 집에 오라 캤는데. ... 내가 진짜 마녀라면 높으신 분들을 딱 하루만이라도 열일곱살 짜리 청소년으로 변하게 맹글어서 여기저기 봉사활동 해보라 할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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