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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촌 아구탕집 |
| 이원석 |
봄비가 주절주절 아구수염같이 내리고 있었다 입이 아구처럼
큰 재훈이와 아구탕을 먹었다 아귀 같은 세상의 지붕 위로 비
가 내리고 있었다 아구 같은 인간들이 아구탕을 먹으며 세상의
입과 입 귀와 귀를 물어뜯고 있었다 가시 돋힌 세상의 뼈와 뼈
사이로 더러운 혀를 내밀고 있었다 금촌은 금이 많은 동네, 그
러나 그곳엔 아귀들만 있었다 황금의 냄새를 좇아 징그러운 지
느러미를 흐느적거리는 아구들만 있었다 희찬이는 불교방송과
중앙일보 미주지역 오줌싸개들과 아구를 먹고 있었다 곁가지들
이 바람에 흔들렸다 아귀처럼 부풀어 오른 입으로 부처를 닮은
머리 긴 짐승들이 아구를 먹고 있었다 머리 잘린 콩나물과 허
리 잘린 미나리들이 아구 속에서 웃고 있었다 몸이 온전하다는
것, 그것이 부끄러웠다 빗방울처럼 둥그런 초록빛 해가 그리웠
다 재훈이와 아구탕을 황금벌판에서 먹었다 아무도 우리 둘이
음험한 빗길을 걸어간 걸 알지 못했다 기원이도 알지 못했다
우리들이 지나간 뒷골목 사이로 스님을 닮은 그림자가 따라오
고 있었다 뼈 없는 짐승처럼 물렁뼈까지 씹어먹는 아구 없는
아귀들처럼 세상의 별빛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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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복 장사 굶어 죽겠네 |
| 엄재섭 - 부산 감전국교 6년 |
우리 아버지 구두쇠 구두쇠
내복을 거의 6년째 입지요.
이 세상의 사람들이
우리 아버지 같으면
내복 장사 굶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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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방에는 눈이 내렸다는데 여기는 말짱한 하늘만 보입니다.
눈 내린 뒷날에는 기온이 내려가니 추워지겠지요. 꽁꽁 언 논에서 앉은뱅이 썰매를 타던 시절 생각이 납니다. 내복을 입고 벙어리 장갑을 끼고 입김을 호호 불며 포장마차에서 꼼장어구이와 닭발과 아구찜을 뽀드득 먹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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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