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삶이란 무엇인가 - 구성 사람들 |
| 김종인 |
가을걷이가 끝나기도 전에 양파씨를 파종한다. 로
타리를 치면서 어린 파를 심고 물을 대면서 비닐을
입히면, 눈부시게 변하는 가을 억새밭의 보리 같은
들판. 엄동설한, 눈 속에서 파랗게 얼면서 더욱 깊이
뿌리내리고 봄을 기다린다.
라일락이 지고 밤꽃 향기 짙은 유월이 오면, 하늘
을 찌르는 양파 줄기를 잡고 알찬 뿌리를 수확한다.
불끈불끈 힘이 찬 양파들의 알알이 자루에서 튀어
나올 듯한데, 하루 아침에 양파를 거두면서 로타리
를 치고, 물을 대면서 모내기를 하면, 눈부시게 변하
는 상전벽해. 논에선 개구리들이 울고 장마가 지리
라.
삼복염천인들 얼마를 가리. 가을은 하늬바람 데불
고 또, 얼마나 짧은지. 해마다 한 해에 두 번씩 되풀
이 되는 이 눈부신 변화의 연출.
그들은 혼자가 아니다. 마을마다 놉을 사고, 도시
의 일용할 손을 거두어 봉고차로 실어온다. 새참으
로 멕시칸 통닭을 시키고, 휴대폰으로 시골다방에
커피를 주문한다.
사람의 손으로 연출하는 이 눈부신 개혁!
차를 타고 지나다, 뒤나 보면서
새로운 세계에 경탄하는 사람들은 모르지.
구성 사람들의 은밀한 거사 모의와
인력 동원과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이뤄지는
치밀한 행동이 세상을 확 바꾸는
이 절묘한 일 주일의 혁명을!
|
|
|
 |
| 돼지 |
| 허미경 - 경산 부림국교 6년 |
털썩 누운 어미 돼지
새끼 열 두 마리가
부리나케 달려온다.
내가 먼저야 비켜 임마
내가 먼저야
돼지우리가 시끌벅적
얘들이 왜 이래!
어미가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한 마리는 자리를 빼앗겨
요기도 한 번 끼여 보고
조기도 한 번 끼여 보고
돼지 아기가 모두모두
젖꼭지에 조롱조롱
가지처럼 매달린다.
|
|
|
삶이란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새해 소망을 연에 써서 하늘높이 날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답니다.
복 많이 받으시라고 돼지 열두마리를 보내 드리며
새해. 새 날. 새 결심.
새해 새 날들. 오즈의 하루하루는 행복 하였습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