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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 |
| 이교상 |
내 몸 얽힌 거미줄 걷어낸다
푸름 없는 흔적이 골목이다 한때 호수였을 구석진
공터 그림자 흔들릴 때마다 물방울 떨어진다
하 눈먼 날들이 소낙비로 쏟아진다 오후 두시, 빗
물이 마른 벽 핥고 지나가자 벌어진 틈새에서 딱딱
한 기억 벗고 날아오르는 새 떼들
가슴엔 버리지 못한 물안개 자욱하다 담벼락 기어
오른 저 넝쿨 가 닿지 못한 허공이 건널 수 없는 길
이었을까
가로수들은 여러 갈래로 가지를 뻗어 세상 한 끝
을 붙잡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하늘은 아무에게나 푸
른 사다리를 내려주지 않는다
오르지 못한 꿈, 사람들은 하루 종일 서성이다 밤
이 오면 바람으로 흩어진다 몇몇은 파도소리 나는
쪽으로 몸이 기울어지기도 한다
저기 지는 꽃 문득,
바다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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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오레를 읽고 |
| 여상인 - 성주 대서국교 4년 |
나는 가정 실습을 맞이하여 "쿠오레"를 읽었다. 이만
큼 나의 가슴을 감동시킨 이야기는 여태까지 없었습니
다. "쿠오레"에 나오는 교실은 마치 우리 교실 같은 기
분이 들었습니다. 또 프란디처럼 말썽만 일으키고 선생
님 말씀을 잘 안 듣는 개구쟁이도 있습니다. 이름조차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힘센 갈로네에게는 꼼짝 못하면
서 힘 약하고 가엾은 꼽추 소년 넬리를 못살게 구는 프
란디와 같은 학생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갈로네에게 약한 사람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배웠습니다. 또 선생님들이 매달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
고는 저절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용솟았습니다. 우
리 선생님도 이런 이야기를 우리에게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제까지나 "쿠오레"에 나오는 것과 같
은 사랑이 넘치는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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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행복한 오후
쓴 사람 : 마야
오늘 난 찬란한 햇살의 유혹에 끌려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인사동길을 바람처럼 한가롭게 거닐다 뽀모또로에 가서 스타게티를 먹고 바람담은 편지지와 하늘 담은 봉투를 사고 옹기로 구운 새모양의 호루라기를 샀습니다. 소풍 갈때 목에 걸고 새를 부르듯이 아이들을 부르면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웃음이 느껴집니다. 생각만 해도 참 행복합니다. 집에서 내려간 커피를 거리에 앉아 마시고 오고가는 사람을 보고 하늘을 보고 바람을 맞고 참 한가롭고 행복했습니다. 다시 인사동에서 한국일보앞을 지나 인왕산을 올려다 보며 세종길로 걸었습니다. 경복궁 앞 거리공원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다시 교보문고에 가서 '걷는 행복'이란 책을 샀습니다.
오늘은 걸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언니와 함께 해서 더욱 행복했습니다. 오늘은 9월 네째주 일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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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