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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접공 이씨의 내복 |
| 김종인 |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구차하게 말하지 않겠다.
이 정도 추위에 뭐 그렇게
벌벌 떠느냐고 웃으며,
겨우내 내복도 입지 않는 건강을
자랑하는 관리이사 친구여.
우리 집은 외풍이 심해 북풍한설,
윗목에는 숭늉에 살얼음이 언다고
정말, 과장해서 말하지 않겠다.
늦은 밤 막차를 기다리며,
발 동동 구르는 마음을 어이 알리.
스팀 빵빵한 중형 승용차를 타고 출근하면,
겨울에도 아열대의 사무실에서
고기 먹은 이빨을 쑤시는 동안,
그래, 찬바람에 유리창
덜컹거리는 노조 사무실에서
식은 도시락도 고마운 나는
겨우내 내복으로 버틴다.
봄이 오면 온갖 봄꽃 잔치에
꽃놀이 다니느라 바쁜 친구여.
그래, 진달래가 피었다 졌는지,
목련이 이울고 라일락이 피는지,
나는 몰라라. 4월에도
내복을 입는다고 흉보지 마라.
내복의 힘이여.
바람 찬 언덕에 사랑하는 동지를
가슴에 묻었거늘, 그래, 봄이 와도
꽃샘바람 불지 않느냐.
봄이 와도 가슴에선 숭숭,
찬바람만 나오니 그래,
4월에도 내복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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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 |
| 김명자 - 경기 가평 백둔국교 3년 |
우리 소는 눈이 둥글고 크다.
코는 까맣고 입도 크다.
그래서 여물을 무척이나 많이 먹는다.
힘도 세고 일도 잘한다.
말도 않고 천천히 일만 하는 것이
꼭 우리 아버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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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여러겹의 옷을 덕지덕지 껴입고 다니는 터라. 내복은 필수 인데... 언젠가 동서가 진지한 얼굴로 "형님, 그 내복. 정말 떨어지긴 하는가요?" 싯귀절 처럼 이듬해 4월이 되면 내복은 날깃해지고 맙니다. 우리 모두 내복 입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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