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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 |
| 박철 |
주말이라고 찾아온 이종사촌과
천렵 대신 산 너머 토종닭집을 찾았다
산 하나 넘어도 하늘 전혀 푸르지 않고
유리공장서 28년째 유리공을 불었던
이종사촌 앞에서 텃세하듯 호기를 부렸다
여기이 ......, 토종, 나 일지요?
등까지 검게 그을린 주인이 냉큼
뒷마당으로 달려가 닭을 쫓는다
붉은 닭 토종닭 허리 굽은 닭
주인 발소리에 놀라 푸드득 마당가를 돈다
붉은 닭 토종닭 주인 잃은 닭
넓게 둘러쳐진 철조망이 좁다
겨우내 제법 굵어진 토종 발톱
이리 뛰고 늙은 주인 저리 뛴다
우리가 저 토종닭 같으이
권고사직 당했다는 이종사촌의 손톱을 바라보는
개화산 너머 토종집이다
마당 너머엔 온갖 벌레 먹은 상수리나무
그 가지에서 입조심하는
웬 까치가 한 마리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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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 고추 따기 |
| 이분화 - 경북 안동 대성국교 3년 |
어제는 어머니와 영남이하고 같이 잔 고추를 땄습니다. 고
추를 따로 가다가 어머니가 감을 따 주었습니다. 나는 감을
먹으면서 잔 고추를 따로 갔습니다. 어머니는 홍수를 두 개
따 가지고 나 한 개 주고 어머니 한 개 먹었습니다.
어머니는 가자마자 따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큰 그릇
을 가지고 따고, 나와 영남이는 작은 그릇을 가지고 땄습니
다. 어머니는 하마 잔 고추를 많이 땄습니다. 나와 영남이는
조금밖에 못 땄습니다. 우리가 어머니보다 늦게 땄는데 우리
는 한 걸 다 해 놓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홍수 : 홍시. 하마 :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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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을
쓴 사람 : 데미
노란 모자 쓰고
계절의 초입에 서 있는
널 보고도
이렇게 그리움의 샘물에
두레박질을 하는데
너 지나간 뒷모습에
난 또 얼마나
휑한 가슴을 쓸어내릴지
하마 겁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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