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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밭에서 |
| 송찬호 |
탁란의 계절이 돌아와, 먼 산 뻐꾸기 종일 울어대다
채송화 까만 발톱 깎아주고 맨드라미 부스럼 살펴보다
누워있는 아내의 입은 더욱 가물다 혀가 나비처럼 갈라져 있다
오후 한나절 게으름을 끌고 밭으로 나갔으나 우각(牛角)의 쟁기에
발만 다치고 돌아오다
진작부터 곤궁이 찾아온다 했으나 마중나가진 못하겠다
개들 고양이들 지나다니는 무너진 담장도 여태 손보지 않고
찬란한 저 꽃밭에 아직 생활의 문(門)도 세우지 못했으니
비는 언제 오나?
얘야, 빨래 걷어야겠다
바지랑대 뻐꾸기 소리 다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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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
| 박미희 - 대구 대봉국교 5년 |
바람이
불어 왔어요.
엄마가 널어놓은 빨래를
말려 놓고 지나갔어요.
이번엔 꽃밭에 가서
꽃들과 인사 한 번 나누고 지나갔어요.
바람은 어디서 불어왔나?
이건 아무도 모르는 수수께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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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돌아가신 울아부지 생신 입니다. 추석이 다가온다고 오빠는 산소에 벌초 하러 갔댔는데. 어느 저녁 캄캄한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나는 아부지를 불러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나 이뻐했던 딸년이었건만 몇년동안 산소 한번 다녀 가지 않는 딸이 보고 싶은 나머지 어쩌면 오늘여행은 아부지가 여기까지 날 이끈게 아닐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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