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집 |
| 이성부 |
봄볕 골고루 받고 있는 집들이
저 혼자만 가난한 줄 알지만
알고 보니 이웃들 모두 쪼들려 있나니
보릿고개 속에서
저 혼자서 부딪치는 그리움도
모두 다 같은 외로움,
오순도순 모여 이마를 마주하고
봄바람도 노놔 가지고,
금가고 허물어진 블로크 담도
서로 함께 세우나니
저마다의 분무기로
서로의 마른 마을 적셔 주나니.
|
|
|
 |
| 개 |
| 김미옥 - 안동 대성국교 6년 |
토요일 날 시간이 일찍 끝나서 집으로 빨리 왔다. 집에 오
니까 집은 온통 피로 되고 슬픔으로 찬 집이 되었다. 엄마는
울고 아버지께서는 술 채고, 나는 왠지 겁이 덜컹 났다.
아부지와 엄마가 다투셨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
었다. 나는 이상했다. 어리둥절한 나는 가방을 내 방에 두고
나오니 세연이가 우리 개 팔았다고 한다. 나는 금방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방에는 아버지께서 계셨기 때문에 참은
것이다.
내 방으로 세연이를 데리고 가서 자세히 알아보았다. 아버
지께서 술 잡수고 와서 그랬다고 한다. 내가 길가 있는 피는
왜? 하고 물어 보니 개를 죽여 가지고 갔다고 한다. 나는 아
버지가 한없이 미웠다. 하지만 아버지 곁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울지도 못했다. 울면 아부지께서 야단을
친다. 엄마와 똑같다고, 나는 개가 불쌍했다. 그래서 피를 흙
으로 고이 묻어 주었다.
저녁에 개밥을 주려고 개밥을 말려 가지고 개집으로 가니
개가 없었다. 개집 곁에 서서 개가 팔려 갔다는 생각이 났
다. 나는 우리 개가 보고 싶다. 불쌍하다. 아부지가 미웠다.
*피로 되고 : 피로 물들고, 술 채고 : 술 취하고
말려 가지고 : 말아 가지고
|
|
|
초복답게 햇볕 쨍이고요.
멍멍고기 먹고 이 쑤시고 그런거 하셨나요
어디 밭둑 옆에라도 가서 한참 앉아 있다 오고 싶은데
자꾸만 일이 생겨서 헤어나지를 못합니다
벌써 한달 넘어 밀린 답장들 하며 .....아휴휴~
|
|
|  |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