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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볼펜으로 |
| 이성부 |
詩를 쓰는 마음은 다른 마음과는 다르다고
사랑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우리는 배웠어 교과서에서.
이 볼펜으로
사랑을 적기 위하여
한 점 붉디 붉은 시의 응결을 찍기 위하여
오늘 밤 나는 다른 마음이 되고 싶다.
좀 멀리 다른 데를 보고 싶다.
그러나 가령 우리가, 죽어 가는 사람들의
마지막 아픔을 지켜볼 때, 그가 과연 견디어 낸 삶이
발버둥과 아우성이라고 느껴질 때,
그는 정말로 죽음을 죽고 있다고 발견됐을 때,
그리하여 그들이 잃을 수 있는 것은
죽음밖에 더 다른 것이 없음을 알았을 때,
죽음뿐으로 다른 삶이 태어날 수 있었을 때,
죽음은 새로움의 밑거름이 되었을 때,
그 크낙한 싸움의 이김을 보았을 때,
힘을 가졌을 때,
나는 다른 마음이 되고 싶은 것이다.
아아 다른 마음은 이토록 나를
얽매이게 하는구나, 나를 더없는 용기로 뭉쳐 주며
그러나 나를 끝끝내 묶어 버리는
시.문화. 우리들의 사랑. 교과서 따위,
형편없는 술은 쉽사리 사랑을 버리게 하고
쉽사리 삶을 깨닫게 한다.
교과서는 틀린 것도 아니고 옳은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가르치지만, 그것들은 부지런히 말하고
큰 소리로 외치지만,
이 볼펜으로 이 사랑으로 詩로
나는 베트남을 갈 것이냐 온갖 것 그만두고
대통령을 할 것이냐 술 마실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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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부름 |
| 전성옥 - 대구 인지국교 2년 |
어머니가 오늘 심부름을 시켰다. 나는 심부름을 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손가락이 아프시다고 하시면서 고무장갑을
사 오라고 하셨다. 나는 장갑을 사러 가다가 넘어졌다. 무릎
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가게는 멀어서 가기가 싫었다.
가게에 다가서자 무엇을 사 오라고 했는지 알 수가 없었
다. 그래서 가게 옆에 앉아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생각은
나지 않았다.
가게를 쳐다보았다. 그 때 어머니께서 손가락이 아프시다
고 하시던 게 생각났다. 가게를 쳐다보면서 빨간 장갑을 찾
았다. 그래서 아주머니께 고무장갑을 달라고 하였다.
나는 돈을 많이 가져오지 않았는데 장갑은 비쌌다. 아주머
니가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싸게 해줄 테니 가져가라고 하셨
다.
나는 이제 마음이 놓였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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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링을 쓰다가 군고구마를 태울뻔 했습니다.
이 푸른 유월에 군고구마라니 어울리지 않는 짓이지요.
나는 먹지도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군고구마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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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