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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밤 |
| 이동백 |
가슴이 답답하여 잠을 깨었습니다
방문을 여니 의자 우두커니 앉아 있습니다
발밑 흥건합니다
스스로 만든 그림자에 묶여
잠 속에서도 누울 수 없었습니다
가위눌린, 땀에 젖은 몸 깊숙이 들여 앉힙니다
비로소 의자는 끄덕끄덕 몸을 풉니다
살구꽃 앵두꽃 환한,
달빛조차 졸고 있는 밤
따로 불러 낼 사람도 까닭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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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밭 매기 |
| 권종진 - 경북 안동 대곡분교 3년 |
나와 누나와 파밭을 매로 갔습니다. 나는 호미를 들고 가
고, 누나는 대래끼를 미고 갔습니다. 다 가서 내가 매니까 누
나도 맸습니다.
내가 매는 골에는 기심이 많아서 누나야, 니 이짝 골에 매
라 하니까 오야 하면서 바꾸었습니다. 바꾸고 난 뒤에 경주
하자고 하니까 오야, 해서 버떡 맬라고 욕심을 내면서 해도 내
가 졌습니다.
또 요번에도 하자 하니까 오야 해서 요번에는 내가 이기
지 하였습니다. 그래고부터 아무 소리도 없이 맸습니다. 그
래도 내가 졌습니다.
누나가 아무리 해도 이긴다 해서, 인지는 그냥 매자고 하
면서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맸습니다. 다 매 놓고 집에 돌아
오니 어머니께서는 빨리 맸다 하셨습니다.
* 대래끼 : 다래끼. 미고 : 매고,
기심 : 김. 논밭에 난 잡풀.
버떡 : 퍼뜩, 인지는 :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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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안동지방 사투리는 좀 억셉니다
말의 끝부분에 "하니껴" "아이니껴" 를 붙여 쓰기도 하는데
- 오늘 장날인데 장에 안가시니껴? 아침 잡샀니껴?
저는 안동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 이해가 되지만
다른지방 분들께서는 금방 알아듣기 힘드실 겁니다
그래도 찬찬히 읽어보면 구수하면서
무슨얘기인지 대충 짐작은 가실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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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