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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피다 |
| 이인순 |
여보, 며칠을 두고 몸을 앓던 철쭉꽃 봉오리가
느닷없이 열렸군요
어쩌면 배고픈 입술같네요
그 작은 속에 저렇게도 넓은 페이지를 숨기고 있었다니
채곡채곡 접혀져 있던 책을 펼쳐봅니다
열린 입들은 권태롭군요
찢어지게 하품하는 혹은 이그러진 동그라미 울고 있는
절정에 이른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죠
여보, 어린 기다림을 꼬옥 품고 있는 봉오리는
연약해 위험해 보여요
하지만 얼마나 눈부신 슬픔인가요
아름다움은 늘상 슬픔 속에 갇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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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의 속 |
| 양성찬 - 전남 해남 현산국교 6년 |
농촌은 매우 바쁘다. 그런데 선생님은 농촌 속을 모르고
있다. 선생님은 농촌이 얼마나 바쁜지를 모른다.
나는 어제 그제, 물을 푸고 논뚝을 베고 꼴 비고 소 뜯기
고 매우 바빴다. 그래서 숙제를 못했다. 아침에 숙제를 하려
고 하니까 풍로질을 하라고 하여 풍로질을 하였다. 학교에
가려 하니 어머니께서 "빨리 와서 소 뜯겨라." 하셨다. 나는
대답하고 학교엘 왔다.
숙제 검사를 하셨다. 난 숙제를 안 해 가지고 청소를 하였
다. 아침에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나는 빨리 집
에 갔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나는 숙제 많이 내준 선생님은 제일 나쁘고, 숙제 조금 내
준 선생님이 제일 좋고 농촌 속을 잘 안 선생님이라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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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꽃이 떨어지고 다른 한꽃이 핍니다
직지사 입구에는 벚꽃이 만발했고 주변 언저리 과수원에는
살구나무 배나무꽃들이 다투어 피고 있습니다
빨간 딸기를 하얀 생크림에 찍어 먹고 싶은데
아랫동네까지 내려갈까 말까 망설이다 해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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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