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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에 유채를 심어요 |
| 유가형 |
마른 버짐 피고 다리가 뒤틀린 기쁨과 흐르는 슬픔 사이에 비좁게
끼어 있는 저 어린날
아버지 그만 일어나세요
저는 빙빙 손끝에 물 묻은 기도를 밤마다 뿌렸어요
가슴에 흐르던 뒷도랑에 아버지 목에서 피워올린 맨드라미 저는 닭
벼슬을 뚝뚝 따서 던졌어요
아버지 떠내려가지 마세요
뒷도랑 빨간 드레스가 수면 아래 길 끝에서 간드러지게 춤을 추며
아버지를 유혹해요
세모시처럼 하얀 아버지 신발 한 짝을 붙들고 조금 있으면 제주에
유채꽃이 모두 노랑나비가 된대요 구경시켜 드릴게요 아버지
얘야 날 가만 두거라
저는 급한 마음에 밤새 눈이 붉도록 노랑나비 알을 낳고 미명까지
유채꽃을 내 몸에 빈틈없이 심었어요 단잠을 빨아먹는 까만 밤 하늘
을 흔들어 깨웠어요 적막이 철렁거리며 쇳소리가 났어요
아침에 유채꽃이 기운 마당 가득 피어났어요
아버지 보세요 유채꽃이에요
나비떼가 막 아버지 얼굴 위를 하얗게 날아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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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 살다가 도시에 와 보니 |
| 정희용 - 부산 감전국교 6년 |
내가 살았던 곳은 진주 근처다. 시골도 아니고 도시도
아니지만 시골과 더 가깝던 곳이다.
거기서 우리 집은 내가 1학년 때 부산 망미동으로 이사
를 왔다. 나는 진주보다 부산이 더 좋은 줄 알았는데 그렇
지가 않았다. 인심도 없고 사치만 하고 돈밖에 모르고 자
기들만 아는 체하고 옥에 갇힌 것같이 갑갑했다. 또 내가
살던 거기는 길을 물어도 잘 가르쳐 주었고 무얼 해도 잘
나눠 먹고 놀 때도 산에 올라가 더 재미있게 놀았는데 여
기는 그렇지가 않다.
망미동에서 사직동으로, 또 감전동으로 이사 왔다. 여
기는 어머니나 아버지나 전부 회사에 다니고 아이들은 전
부 쓸쓸해 보였다.
시골 인심과 도시 인심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이
사 오는 사람은 누구든지 알 수 있다. 물론 도시 사람 중
에 인심이 좋은 사람도 있지만......
차가 비좁게 다니고, 자기만 알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도 모르는 도시보다, 도둑놈 없고 인심 좋은 시골이 몇
배, 백 배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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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가 왔는지 흐리고 뿌옇습니다
멀리 살구나무 몇그루 우르르 피었는데
날이 우중충하니 것두 이쁜 줄 모르겠습니다
마음까지 흐려지려 하는 아침
오늘은 온종일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이나 읽어야지 작정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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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