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아내가 꽃을 이고 온다

유병근

아내가 꽃을 이고 온다 대바구니의 꽃은 대나무 소리를 한다 대나
무 잎이 수런거리듯 대숲에 앉아 지저귀는 참새 소리를 한다 아내가
참새를 이고 온다 참새처럼 조잘거리는 소녀시절을 이고 온다 아내의
머리 위에 꽃잎 같은 입술이 나풀거린다 빨갛고 노랗고 파랗게 아내
의 옛날이 대나무 피리를 불고 있다 낡아 음이 고르지 않는 휘청거리
는 소리를 한다 나는 그걸 받아서 깎는다 잘 깎이지 않는 소리의 마디
를 차고 대숲으로 간다 대숲바람에 뜸을 들인다 아내는 오다가 오지
않는다 나는 더 깊은 대숲 안으로 간다 어디선가 소리를 짚는 손이 있
다 아내가 대숲에 쓰러져 있다 쓰러진 아내의 몸을 댓잎이 시퍼렇게
칼질을 한다 피를 흘리는 아내의 몸을 나는 혓바닥으로 쓱쓱 핥는다

아저씨와 눈물

소미령 - 경산 중앙국민학교 6년

이번 주 신문에는 마을을 더럽히는 사람이 있으면 조사
해서 넣기로 했다.
그래서 길 가다 틈만 있으면 주위를 둘러봤다. 어떤 아
저씨가 무슨 말을 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한참을 피
우더니 쓰레기통에 넣으려 했는지 쓰레기통으로 휙 던졌
다. 그런데 담배꽁초가 아슬아슬하게 쓰레기통을 피해 가
는 것이다. 아저씨는 주위를 보더니 가만히 놔 두는 것
이다.
나는 옆으로 가서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리
고는 그 자리에 서서 아저씨를 조심스레 쳐다보았다. 아저
씨도 나를 보더니 웃으셨다.나는 아저씨가 화난 것이 아
닌 줄 알고 아저씨께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순간
"니 방금 뭐 했노?"
"담배꽁초 주었는데요."
"그걸 모르나. 왜 내 앞에 와서 카노.불만이가? 니 집
이 어디야? 내가 버리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나는 겁이 났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런데 멀
리 아버지가 걸어오시는 게 보였다. 나는
"에라이 모르겠다. 그리고 크게 잘못한 것도 없잖
아."
나는 머리를 들고 눈물을 흘리며 아저씨를 쳐다봤다. 그
리고는
"아저씨, 저는 그냥 담배꽁초 주운 것밖에 없어요. 누
가 잘못했는데요? 어차피 청소부 아저씨가 치울 거 제가
대신 치운 거잖아요."
아저씨는 무서운 눈으로 나를 보더니
"에이 재수 없어."
하고 가셨다. 그때 마침 아버지가 오셔서 나는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왔다.
"신문 내기만 해 봐라. 그대로 실어서 창피를 보여 줄
테다."

미령아 참 잘 했다! 울 아부지 살아 생전에 같이 길 나서면 ... 줄 똑바로 서라. 새치기 하지 마라...대부분 무안해서 슬그머니 도망치거나 하지만 ...어떨때는 대체 당신이 뭐냐꼬 ...막 소리 치는 사람도 있어서..울엄마는 ..아이구 별난영감 부끄러버서 같이 못댕긴다꼬... 결혼 하고나니 남편이...절 챙피해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울아부지한테 느꼈듯 그렇게요...근데 어쩌겠어요. 그게 나 인걸...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