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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을 지나며 - 땅끝마을 가는 길 |
| 이단헌 |
사람들은
보리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날의 허기를 더듬으며
다리 아픈 아내를 데리고
눈 먼 침쟁이를 찾아가는 길
툴툴거리는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마을은 보이질 않는다
보리밭을 옆구리에 끼고 가는 길
마음이 급하면 길은 멀어지는 법
늘어진 어깨 위로
우우우 야유를 보내며
어제의 바람이 지나간다 봄보다
먼저 깨어난 아이들의 허기로
횟배를 앓던 마을이
온통 그리움의 먼지를 쓰고 있다
버스가 잠시 멈췄다 떠나고
길모퉁이 문둥이가 숨어
배고픈 아이를 기다리던
그 무서운 길을
얼굴이 북어처럼 마른 사내가
발 저는 아내를 데리고 간다
보리밭이 일제히 일어서서
머리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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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냇물 |
| 여해순 - 성주 청리초등학교 4학년 |
시냇물은 바닷물 소리같이 흐른다.
시냇물은 흐르는데 하늘에는 따스한
햇볕이 쨍쨍 쬔다.
나는 잔디에 앉았다.
나는 훨훨 날아다니는
새들 같다.
19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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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베어 숲을 망가뜨리고 콘크리트와 벽돌로 된 정자에 나무모양을 입혀 조경을 합니다. 그것이 아름답다고 관광객들이 좋아할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비싼돈을 들여 만드는 것이 겠지요. 저도 때로는 관광객인데.. 누렇게 익은 보리밭. 제멋대로 자란 가을의 억새. 무차별로 자란 을숙도의 갈대. 아무렇게나 자란 코스모스와 그 위를 떠도는 고추잠자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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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