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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여자가 모래밭에 앉아 |
| 김참 |
세 여자가 모래밭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있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의 눈동자 높이에 연두색 잔디밭이 걸려 있다. 잔디밭
은 그녀의 이마까지 펼쳐져 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자 잔디밭
의 나무가 드러난다. 나무 위의 새 둥지가 드러난다. 삭정이와 솔
방울로 만들어진 둥지 안에 새 대가리 몇 개 보인다. 그녀가 고개
를 들자 둥지가 있는 나무가 사라진다. 세 여자가 모래밭에 앉아
머리를 빗고 있다. 붉은 치마를 입은 여자의 어깨 위에 녹색 양철
지붕이 걸려 있다. 여자가 머리칼을 비비며 허리를 숙이자 대문
을 열고 걸어나오는 뚱뚱한 중년 남자가 보인다. 그는 고개를 돌
려 담을 넘어온 동백나무 붉은 꽃봉오리를 바라본다. 녹색 지붕
아래 창문이 열리고 커튼 뒤의 손이 흔들린다. 여자가 허리를 펴
자 남자의 뚱뚱한 배와 회색 담벼락과 커튼 위의 녹색 지붕이 차
례로 사라진다. 두 여자가 모래밭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있다. 내
가 한눈을 파는 사이 한 여자가 사라졌다.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
을 바라보는 동안 사라졌던 여자가 나타난다. 세 여자가 모래밭
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기자 잔디밭 나무의자에 앉아 입술을 포개
고 있는 연인의 뒷모습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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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어미와 새끼 |
| 김상배 - 안동 대성국교 3년 |
나와 광연이는 새집 한 군데를 알고 있다. 새집에는 벌써 새
끼가 되어 날아 낸다. 그러나 집이 깊어서 아직 나오지 못한
다. 우리가 새 새끼를 꺼내 만지면 새 어미는 짹짹 하며 운
다. 우리는 또다시 여놓고 어디 숨어서 새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걸 구경하였다. 새 어미는 새끼에게 열심히 먹
이를 갖다 주었다.
우리는 점심 먹고 또 새집 있는 데 가서 새를 만지작거리
면 새 어미는 이리저리 날아가 앉아서 짹짹 하며 운다. 먹이
를 입에 물어도 새끼를 만지면 운다. 새 어미는 새끼가 무럭
무럭 자라도록 열심히 먹이를 구하여 준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새끼를 가져가면 어미는 얼마나 슬
퍼할까? 이렇게 생각하고 놀고 와서 새 새끼를 가져온다고
오니, 새 새끼는 날아가 버린 것이다. 나는 새가 아주 잘 날
아가 버렸다고 생각했다. 왜 그러냐 하면 새는 우리에게 아
마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
*여놓고 : 넣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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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날이 여름처럼 덥습니다. 뒷산 뻐꾸기 소리 듣노라면 좀 시원하게 여겨지고요. 밤에 쓰레기 버리러 가면 쏙똑새 소리가 들리는데 어떨땐 머리카락이 쭈뼛해지기도 하고 아니면 정겹기도 하고요.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컴을 몇달 쉬었더니 아직은 자판 두드리는 것도 어눌하고 그러네요. 더위를 시원하게 보내는 비결은 입 꾹 다물고 묵묵히 할일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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