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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樹葬)2 |
| 김윤곤 |
나무 보러 다녔다.
말은 잊었다.
아니다.
말을 잊었으므로
나무를 보러 다닌 것인지도 모른다.
큰나무는 대개 마을의 끝이라도 한참 끝에 있었고
그것은 말의 끝이기도 했다.
통성명과 으레 인사와 책날개에 적힌 글귀와...
온갖 헛된 말들의 마을의 끝에 우뚝한
침묵, 그늘...
나는 왜 그곳이 그리운 것일까.
말의 뿌리거나 우듬지기라도 한 듯
저물녘 홀로 찾아가 그 아래 울기도 했다.
스치는 바람, 쏟아지는 햇살과 달빛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며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나무 앞에서는 누구도 저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나무를 보고 온 날은
한 사흘 아무 말 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한 십년 나무 보러 다니고 나면
절반쯤 나무가 될 수 있을까.
신발 닳듯
스스로 깊어져
말할 수 없이 깊어져
땅밑물 입 벌린 천지처럼 제 깊이를 모르고 스며 샘 고이듯
끝에 닿아 껌껌하게 우묵해지고 싶을 뿐
평생을 나무를 보러 다니다
그러다 고요히 잦아들기라도 한다면
식은 몸이나 바순 뼛가루라도
저 그늘 아래 흩어져
침묵이 기르는
절반쯤 나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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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비둘기 |
| 김원태 - 울산 선암국교 5년 |
흰 비둘기 작은 비둘기야 내 말 좀 들어 봐라.
니 잩에 갈라꼬 하면 얼른 달라빼뿌지.
흰 비둘기 작은 비둘기야 내빼지 말고 내게로 온나.
내 손바닥에 앉아 놀면 우린 대번에 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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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보고 온 날은
한 사흘 아무 말 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
며칠전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 산꼭대기에 올라
나무 실컷 보고 왔습니다
저는 들꽃의 아름다움 보다 나무의 듬직함이 좋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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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