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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소원을 지나며 |
| 유종호 |
우리들의 신산(辛酸)은 끝나지 않았다
살구꽃 뎅그랗게 피어 있는 사월 어느 하루
동해변의 죽변이나 주문진 혹은
황사낀 내륙의 음성이나 대소원을 지나가 보라
펑펑 포장길 예제로 사방 뚫렸다마는
쉬어가는 족족 개울이며 도랑물 칙칙하게 죽어가고
어디에들 간다는 것이냐
버스 정류장마다 떼지어 섰는 중년의 아낙네들
그들의 한결같이 찌든 얼굴과 속 깊은 주름살
씹는 껌도 사납게 서성대는 젊은 애들 사이로
웬 털모잔 쓰고 체머리 흔들거나
빈 주먹에 호도알 굴리며
비슬비슬 비켜서는 꾸부정한 노인들......
그렇다 멀어도 다시 한참 멀었구나
우리들의 신산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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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
| 문갑순 - 안동 대성국교 2년 |
어제는 비가 많이 왔습니다. 할매는 아침에 내보고 비 오
는데 탄재 길양에 빠졌다고 건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우산을 쓰고 탄재를 건졌습니다. 나는 우산을 끄고 길양을
칠까요 하고 말했습니다. 할매는 옷 젖는다고 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그래도 비를 맞으며 길양을 쳤습니다. 나
는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아버지는 비가 이클 많이 오노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
니는 반을 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언니는 반을 핐습니다.
우리는 밥을 받고 할매 밥 잡수로 나오시라고 말하였습니다.
할매는 밥 먹으로 나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길양 : 도랑 이클 :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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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