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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의 약수터 |
| 길상호 |
자정이 다 된 늦은밤의 약수터
도시는 서서히 잠을 청하는데
샘물만 맑은 목소리로 경 읽고 있는.
더 깨끗하게 사람 속 씻어내려고
늦은 밤에도 두 눈 별빛처럼 깜빡이며
가쁜 숨에도 그 리듬 끊지 않는.
밤늦은 약수터 어둠에 묻혀
잠시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 속에 잠들어 있던 그림자가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다
물이 읊는 독경에 저도 모르게
영혼이 홀려 그림자 나가 버리면
마음은 비어 환해지고
숲에서 쉬던 고요가 그 빈 자리로
부드럽게 흘러오는 것이다
물소리 가는 곳 귀를 기울이니
저기 소쩍새가 내 슬픈 그림자를 물고
나대신 울며 밤의 물살을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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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차기 |
| 서광교 - 경남 김해 녹산국교 2년 |
축구부들이 축구 연습을 하였다.
나를 보고 공을 주워라 하였다.
아웃되는 것만 주워라 하였다.
공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밑에 떨어지는 것도 있고
충효비 밑에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
수만이도 주웠다.
어떤 공은 연못 물에 빠지는 것도 있었다.
끝마치고 정삼이네 집에 연탄을
리어카에 실어 오라는 것이었다.
연탄을 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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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8일에 보내드린 서규정님의 "사이" 두번째 줄 오타가 있어
다시 보내 드립니다. 미안 합니다!
사이
서규정
깨진 독이니
찢어진 항아리라 부르지 마라
흙과 땅 사이에 모든 나는 기분 나쁘다
간장은커녕 된장 고추장도 담을 수 없이
늙어갔으나
외양간 곁이 내 자리는 아니다
한때는 곡식을 채우고
열쇠를 감추며 신주처럼 모시지 않았니
뜬구름 저 비바람 속에
금이 가고 삭고 삭은 내 몸은
세월만 가득 채워져
민들레 홀씨가 가끔 찾아오고
봉선화가 실수로 피어나기도 했으나
내 몸에 녹슨 철사테를 두르고
끝까지 버텨왔던 한 가지는
누가 뿔껑 나를 들어 내팽개쳐줄 땅
조각조각 흩어지며 溜?제대로 한 번
큰소리로 울고
땅을 떠나 흙으로 가고 싶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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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