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동그라미

이대흠

어머니는 말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오느냐 가느냐라는 말이 어머니의 입을 거치면 옹가 강가가 되
고 자느냐 사느냐라는 말은 장가 상가가 된다 나무의 잎도 그저
푸른 것만은 아니어서 밤낭구 잎은 푸르딩딩해지고 밭에서 일하
는 사람을 보면 일항가 댕가 하기에 장가 가는가라는 말은 장가
강가가 되고 애기 낳는가라는 말은 아 낭가가 된다
강가 낭가 당가 랑가 망가가 수시로 사용되는 어머니의 말에는
한사코 ㅇ이 다른 것들을 떠받들고 있다

남한테 해코지 한 번 안 하고 살았다는 어머니
일생을 흙 속에서 산.

무장 허리가 굽어져 한쪽만 뚫린 동그라미 꼴이 된 몸으로
어머니는 아직도 당신이 가진 것을 퍼 주신다
머리가 발에 닿아 둥글어질 때까지
C자의 열린 구멍에서는 살리는 것들이 쏟아질 것이다

우리들의 받침인 어머니
어머니는 한사코
오손도순 살어라이 당부를 한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어느 날의 아버지

임종란 - 충남 누동학원 1년

나와 아버지는 떼를 타고 발 일을 하러 갔었다. 아버지와
나는 열심히 노를 저어 갔었다. 떼 위에서 아버지는 일을 하
시고 나는 노를 저었다. 아버지는 나한테 "배고픈데 밥 먹어
라."하셨다. 싸늘한 바람결에 밥을 먹었다. 아버지는 안 잡
수셨다.
아버지는 중얼중얼하시며 일을 열심히 하였다. "안 되겠
다. 내가 물 속에 들어가야겠다." 하셨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담배를 물이 젖지 않게 하라 하셨다. 목까지 차는
물 속에 들어가신다고 하셨다. 남들은 모두 허리 차는 데였
다. 우리는 제일 물 아래였다. 아버지는 한참 하시더니 "도저
히 못하겠다." 하시며 나오셨다. 그 날은 좀 쌀쌀하였다.
아버지는 나오시더니 막 떠셨다. 말도 못하셨다. 막 떠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담배를 달라고 하셨다. 옷 속에 넣어
두었던 담배를 얼른 꺼내 드렸다. 아버지는 계속 떠셨다. 나
는 볼 수가 없었다. 배가 고프다고 하시며 밥 좀 달라고 하셨
다. 밥통은 밥이 들은 채 물 속에 굴러다니었다. 나는 물이
들어가서 못 먹는다고 하였다. 그래도 달라고 하였다. 나는
풀어 보았더니 물은 많이 안 들어 있었다. 차고 짠 밥을 아버
지는 떠시며 잡수셨다. "아버지, 잡숫지 마셔요." 하였다. "괜
찮다. 너도 먹어라." 하셨다.
떼를 타고 올 때 아버지는 조셨다. 어떤 아저씨한테 "물
있나?"하니 "응, 조금 있네." 하셨다. 달라고 하더니 그 물을
많이 잡수셨다. "짠 밥을 먹었더니." 하시며......
집에 와서 얼른 따뜻한 밥을 지어 드렸다.

*떼 : 뗏목.
발 일 : 김발에서 하는 일.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나미

새해 첯날 아침에 떡국 끓여드셨나요?
시어머니가 안계시다는 핑계로 가래떡도
빼지 않고 시장가서 조금 사다가,
만두도 빚지 않고 마트에서 조금 사서....
조촐하게 세식구가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전 원래 음식솜씨도 젬병인데다 일벌리는것을 워낙
무서워해서,집에서 김치 송송썰고,쥐꼬추송송 썰고,,,,
갖은 양념 해서 맛나게 빚어 여기저기 나눠주는 후덕함을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마음뿐 게으른 탓이라고 자위하면서
또 하루를 보내고 오늘이 3일째 되는 해를 맞이 합니다.

친구가 묻더군요.
올한해 가장 큰 소원이 뭐냐고....
그쎄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아,
내 가족,그리고 내가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들이
무탈하게 살아가는것....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어려웁기도 한 소원일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희,노,애,락,이 하루에도 오르락 내리락
하물며 병술년 올 한해 365알동안
어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겠습니까.
어찌 건강하기만을 바라겠습니까.
때론 웃을 수있는 날도 있을테고,때론 울어야할 일들도
많이 있을테고,또 때론 아픔이 온 몸을 괴롭힐때도 있을텐데...
말이예요.

암튼 올핸 내가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 서로 통하여
아끼고 사랑하고 믿음과 신뢰를 주면서
변치 않는 사이가 되었음 합니다.
조석으로 달라지는게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한번 정한 우정,
한번 정한 사랑,
한번 정한 믿음....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갈 수 있었음 합니다.

복 받는 비결 알켜 드릴까요?

좋은 일 많이 하세요.
선행을 베푸는 것만큼 더 큰 복 받는 비결 있을까요?
내가 먼저 양보하고,손해보고,희생하더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를 말고 살아갑시다.
받을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베풀다 보면 잘 살 날이 올거라는
제 인생철학입니다.
물론 저도 실천하기엔 어려운 숙제지만 .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