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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봄비 |
| 김해화 |
순천 웃장 파장 무렵 봄비 내렸습니다.
우산 들고 싼거리 하러 간 아내 따라 갔는데
파장 바닥 한 바퀴 휘돌아
생선 오천원 조갯살 오천원
도사리 배추 천원
장짐 내게 들리고 뒤따라오던 아내
앞 서 가다보니 따라오지 않습니다
시장 벗어나 버스 정류장 지나쳐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비닐 조각 뒤집어 쓴 할머니
몇 걸음 지나쳐서 돌아보고 서 있던 아내
손짓해 나를 부릅니다
냉이 감자 한 바구니씩
이천 원에 떨이미 해가시오 아줌씨
할머니 전부 담아주세요
빗방울 맺힌 냉이가 너무 싱그러운데
봄비 값까지 이천 원이면 너무 싸네요
마다하는 할머니 손에 삼천원 꼭꼭 쥐어주는 아내
횡단보도 건너와 돌아보았더니
꾸부정한 허리로 할머니
아직도 아내를 바라보고 서있습니다
꽃 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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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죽나무 |
| 이길영 - 상주 청리국교 4년 |
가죽나무 젙으로 지나갈 때마다
배가 아파서
그리로 지나갈 때마다 머리도
아파서
그래 지나가기도 싫다.
젙 : 곁
196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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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낡고 오래된 일본집으로 이사 간 후 엄마는 대문옆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가 가죽나무란 것을 알아채고 나무타기의 명수 맹순이를 나무위에 올려 보내 가죽이파리를 따게 하였지요. 붉으스레한 빛을 띠는 그 꾸리꾸리한 이파리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엄마는 좋은 나물이라며 고추장단지에 파 묻었지요. 이맘때 쯤 노란 장미덩쿨이 뻗어나오고 다섯마리 개를 기를 수 있어 행복했던 ...이제는 낡고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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