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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봄날이 와도 |
| 정영숙 |
장날이면 외할머니는 우셨다 '하늘로 솟았나 땅 속으로 숨었나' 하얀 무명 저고리
에 떨어지던 붉은 꽃잎들 지게 뒷짐에 꽂혀 있던 진달래 꽃잎, 꽃잎 한 잎 가득 물고
통치마 펄럭이던 아이는 화들짝 놀라 섬돌에 넘어졌다 습자시간에 정성들여 쓴 아버
지 세 글자가 책가방 속에서 자꾸만 옆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땀띠가 왕벌처럼 쏘던 한여름, 아버지는 세 살배기 계집아이와 두 살배기 사내아이,
백일도 채 안된 빨간 계집아이를 스물일곱의 어머니 치마폭에 던져놓고 상주를 떠나
셨다 병원기계를 가지러 서울로 가던 아버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셨다 돌아오지 않
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는 울지 않으셨다
장날이면 외할머니는 우셨다 유월의 햇빛이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던 앞마당, 석류와
장미꽃이 만발하던 뒤란, 배꽃이 환하게 피어나던 우물가, 온통 짙은 먹물을 뿜었다
나는 먹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밤새 호야불 밑에 습자지를 꺼내놓
고 먹을 갈았다
또 봄날이 와도 아버지는 ......이제 나는 눈을 감고도 아버지 세 글자를 먹물이 번지
지 않게 습자지에 반듯하게 쓸 수 있다 내가 써 놓은 글자들을 보시며 여든의 어머니
는 이제야 우신다 내 마음에 묶어놓은 수만 장의 습자지 뒷면에 아버지의 모습이 얼비
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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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볶이 |
| 최은지 - 광주 서석 6년 |
야들야들하고 말랑말랑한 떡볶이를 먹었다. 물 한 번 먹
고 떡볶이 한 번 먹고 혓바닥을 허덕이며 먹었다. 미덕이와
시형이가 학교 앞 포장마차가 있는데 떡볶이 집으로 가자고
하여 갔다.
먼저 떡볶이 100원어치
오뎅 100원어치
난 군만두도 먹었다. 미덕이도 군만두를 먹었는데 시형이
혼자 이상한 튀김을 먹었다.
시형이가 먼저 아주머니가 다른 곳을 보고 계실 때 몰래
하나를 집어먹었다.
우린 아주머니께 돈을 주며 손을 보니 디은 것 같았다.
튀김을 만들다가 디었다고 하신다. 아주머니가 가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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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사랑
안성천
세상을 돌아 다니다보면...
많은 여인들이 사랑을 하고 그리고
이별을 한다..
하지만..
사랑 과 이별을 못해본 나는
항상 혼자서 사랑을 하고 있다
그것도 나의 자신을 말이다..
난 혼자서 사랑을 많이 한것같다..
혼자서 이해 하면서 사랑을 했고..
혼자서 자기 자신을 위로 하면서 사랑을 했고
혼자서 남을 위해서 나의 고통이 있더라도 그 고통을 사랑 했고
혼자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속으로 사랑을 했고
혼자서 외로움과 싸움을 했으면서도 사랑을 했으며...
혼자서 밝은 미소와 성실한 내 모습을 사랑을 했다
하지만.. 혼자서 사랑보다...함께 사람을
이제는 기다리고 있다..
나와 함께 할 사람은....
누구일지 모르지만...그사람을 위해
내 마음과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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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