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전의를 지나며

김영화

우리가 흰 장다리로 꽃으로 피어 다시 만난들 어쩔 것인가 우리가 무리
지어 흰 장다리꽃으로 피었다 진들 우리가 가물어 척박해진 땅에 엎어져
서도 무진 환장해서 피는 저 흰 장다리가 된들 꽃들이 한가지로 물결치는
여기 와서 몸 열고 한 물결로 꽃핀다 한들 어쩔 것인가 피를 토하듯 산 굽
이굽이 하얀 씨방을 물고 젖고 있는 달밤보다 환한 길 우리 한 점 부끄러
움으로 남는다 한들 다시 우리가 어쩔 것인가 그대 푸른 밑동 우적우적 씹
다 뱉어버린 맵고 비린 한 생애를 어쩔 것인가 밭고랑 산고랑 뻐꾸기 울음
자꾸 넘어지는 여기 와서 흰 장다리로 피어 강을 건넌들 어쩔 것인가

내 걱정

권준범 - 경북 죽변 5년

나는 걱정이 있다. 어떤 걱정이냐 하면 쑥스러움 때문에
발표를 잘 못하는 것이 나의 걱정이다. 나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내가 쑥스러움을 탄 이야기
를 해 보겠다.
지난 삼월 국어 시간에 우리 반 아이들은 자기가 자기 자
신에게 하고 싶은 말과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서 발
표하였다. 김영호와 주재정은 자기가 열심히 쓴 내용을 발
표했다.
김영호는 이런 내용을 썼다. 자기만 가지고 있는 점으로
김영호는 배짱 좋고 성실하고, 마음이 바다같이 넓고, 비단
결같이 좋고, 착하고 인심 좋고, 성품 좋고 인물이 훤하고
사랑이란 사랑을 듬뿍 받고 남을 잘 도와줘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썼다. 자기 자랑만 쓴 것 같지만 그렇게 쓸
수 있다는 데 용기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주재정은 이런 내용을 써서 발표하였다. 선생님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썼다. 체육을 좀 하시더, 흰 머
리카락 좀 뽑으소. 웃고 삽시다! 하하 이렇게 썼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서 자기가 쓴 내용을 발표했다. 선생
님은 들으면서 웃기만 했다. 아이들은 이제 나보고 발표하
라고 했다. 나는 여러 가지 하고 싶은 말을 하였다. 숙제
좀 적게 내고요. 때리지 말고요. 일기 쓰는 것 하지 말고
많이 놀려주십시오. 시험도 적게 치고요. 등을 썼다.
나는 발표를 하면서 자꾸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 나는 내
가 쑥스러움을 잘 타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할까 아니면, 선
생님에게 할까 망설인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제부터 마음
을 크게 먹고 쑥스러움을 안 타면 될 것이다."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 이 말을 친한 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이 글을 써서 선생님께 검사를 어떻게 맡을러 갈까 걱
정이다.

예쁜 언니들
망내

가족들이랑 외식을하기위해 뷔페집으로 향했다
고기뷔페집이고 가격도 비싼편이 아니었다
제법 넓은 식당이였고 맛도 괜찮았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고기를 구워서 먹고있을때 였다
여고생 30명이 줄지어 들어왔다
학교을 마치고 가방을 메고 교복을 입은 예쁜 언니들이
무자기로 먹기시작했다
금방 비워버린 고기와 야채들을 주인이 새로 갖다놓느라 분주했다
한창 먹을 시기여서 그런지 먹는 속도와 양이 장난이 아니였다
그런 언니들의 모습이 참 이쁘게 보였다
문득 나의 여고시절이 생각났다
지금도 난 둥그런 가마솥을 거꾸로 걸어놓고 파전을 구워 그 위에
떡복이를 낳아서 먹고싶다
파전을 쉴새없이 굽던 할머니도 보고싶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는 시간 그곳만 가면 냄새가 진동을 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그 곳으로 향햐고 있다
막상 그 앞에서 난 다시 돌아와야만했다
차비만 겨우 가지고 다니는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였으므로....
아이들의 먹는 모습이 나에 눈 속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그 자리를 황급히 빠져나온다
배속은 난리통이다
먹고싶다고 아우성을 쳐보지만 그 말을 들어 줄 수가 없다
그렇게 그렇게 3년을 보냈다
그 때는 왜 그리 먹고 싶은 것도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자취하는 친구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먹는날은 운수 대통한 날이다
왜 그리 맛있는지
찬밥을 말아 먹어도 개눈 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질 만큼 맛있었다
냄비에 구멍이 날 만큼 긁어서먹고...
지금 생각해보면 추억으로 남지만
그 때는 참 비참한 마음이였으리라
십년이 훌쩍넘어버린 나의 여고시절과 비교도 안될만큼 변해버린지금
그 동안 잊고 지내왔던 나의 과거를 다시한번 생각케했다
힘들었지만 그 때가 좋았던것 같다
철은 없었지만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지냈던 것같다
세상의 찌들기전의 앳된 그 모습
그대로 평생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순수하고 군더기가 없고 예쁜 마음들만 갖고 산다면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울건데....
언제 부터인가 사회와 타협하며 살아가는 나자신이 보인다
나도 모르게 퇴색해가는 이 느낌....
삶의 깊이 일까?
삶의 참 진실은 무엇일까?
여러가지의 질문을 던져보아도 그 때의 모습으론 돌아 갈 수가없다
결론이 내려지자 씁슬한 웃음만 입가에 머문다
열심이 고기를 구워먹는 예쁜 언니들을 보면서
난 추억속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추억이라는 여행을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