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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밤 |
| 신중신 |
아흐렛날 밤이 좋긴 할 게야.
저기 보리밭 고랑은
어슴푸레 젖어드는 달빛과
보드럽게 살진 보릿잎 섞어
바다 밑 그저 한통속일 테니까.
동네방네 떠들썩, 그랬다더라 한들,
흐늘어진 벚꽃이 제풀에 꽃비 단비로 흩뿌려진들.
물색 모르는 사내가 반주그레한 과수댁 옴팡집서
맨걸음에 제 입성만 훌쳐안은 채
코피 쏟으며 줄행랑을 칠 때도
아흐렛날 야밤이 좋긴 할 게야.
꽃분홍이나 자줏빛이 한가지인듯
엎치고 덮친 것도 이냥저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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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 이름 |
| 최세영 - 경남 남하 4년 |
말리에는 새 집 할머니, 용인 할머니. 용근이 할머니 이
렇게 세 집이 있습니다.
새집 할머니께 급한 일이 있으면
"던동띠가, 던동띠가!"
하면은 대문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립니다.
용인이 할머니께서 급한 일이 있으면
"대동띠가. 대동띠가!"
하면은 개 두마리가 멍멍 하고 계속 짖습니다.
용근이 할머니께 급한 일이 있으면
"진양띠가, 진양띠가!"
하면 고양이가 야옹야옹 하며 웁니다.
그런데 그 세 집뿐만 아니라 딴 집 할머니들도 이런 이름
이 있을 것입니다.
1991.11.6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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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보인다
단산
세상엔 수많은 스승이 존재한다.
내 주변엔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
돌이켜보면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구나!.
이를 두고 공자님은
三人行이면 必有我師라 했던가?
사물을 깊이 관찰할 때
스승은 항상 가까이 있는 법!
매월당 金時習
일장 연설을 했다.
높은 산에 오르거든
그 산처럼 자신의 이상과 꿈을 높이려고 생각하고,
맑은 물을 눈 앞에 두걸랑
그 맑음을 내 마음에 비춰보며,
커다란 바위에 앉아선
그 단단함을 거울 삼아
마음을 다잡아 보고,
푸르고 낙락한 소나무를 보걸랑
내 절개를 비교해 보라.
저녁이 되어 달이 떠오르거든
저 달처럼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기를 생각하렴!
이 말씀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세상에 스승아님 없도다.
눈을 돌려 그 위대한 스승을 맞이하기만 하면,
내 마음 속의 스승이 되리니,
그대 스승을 멀리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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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