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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잇국 |
| 최두석 |
노모가 텃밭에서 캐온 냉이에
묵은 된장을 풀어 끓인 국을 먹으며
경칩을 맞는다
얼었다 녹았다 하는 땅에
깊이 뿌리내려 추위를 물리친
냉이의 생태를 음미하며
어머니의 주름진 손을 바라본다
콩을 심고 메주를 띄우고
냉이를 캐고 다듬은 손을 잡아본다
눈을 뜨고 있는 한
잠시도 쉬지 않는 손을 잡아본다
밥 먹다가 뭐하냐는 핀잔에
나를 기른 손을 놓으며 새삼
힘내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
상큼한 봄내음의 냉잇국을 먹으며
어머니의 등을 휘게 한 세월과
나의 발등을 붓게 하는 계절을
되새기고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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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의 눈물 |
| 이기수 - 충남 대천여중 3년 |
오늘은 어쩐지 동생의 얼굴이 핼쑥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기연아, 무슨 일이 있었니?" 하고 물었다.
기연이는 좀 얼버무리더니 나중에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오늘이 반장을 뽑는 날인데,
난 반장 안 되고 다른 애가 됐단 말이야."
나는 큰일인 줄 알았는데 듣고 보니 별것이 아니어서
화를 냈다.
그런데 갑자기 동생이 한다는 말이 "언닌 몰라서 그
래. 우리반 전검이가 자기가 반장이 되려고 남자애들한
테 맛있는 것 사주고 그렇게 하라고 시켰단 말이야. 그
런데 난 뭐야! 엄마는 학교에 찾아오시지도 않고, 다른
엄마들은 우리 반 커튼도 만들어 오고 화분도 가지고 오
고, 거울도 사오는데......"
이 말을 들은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반장이 되는 게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더니 "언니, 그걸 말이라고 해.그
리고 내가 반장이 되어야 엄마가 창피하지 않을 거 아
냐." 하는 것이었다.
엄마를 위해서 반장이 된다? 4학년 어린아이의 입에
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나는 그제서야 이런 일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이런 퇴폐 풍조는 공해 많은
도시에서나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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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