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열쇠들 |
| 반연희 |
자물쇠와 열쇠가 자꾸만 엉겨붙고 있었다 하루가 열리고 있었다 조
금씩 틈을 보이며 벌어지고 있었다 찰칵이는 소리를 내며 우리는 움
직이고 있었다 열쇠가 돌고 있었다 거대한 세상이 회전하고 있었다
회전하던 세상이 우리를 돌려 세웠다 하루가 닫히고 있었다 조금씩
숨을 몰아쉬며 잠기고 있었다 자물쇠에서 열쇠가 뽑히고 있었다 삶이
잠기고 있었다.
|
|
|
 |
| 우리 집 |
| 김명자 - 경북 봉화 서벽국교 6년 |
우리 집은 무척 화목하지 못하다. 왜냐면 그 조건은 아
주 많다.
먼저 우리 집의 위치부터 소개하겠다. 우리 집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 4리 장암에 있다. 또 아버지, 어머니
나, 동생 둘, 이렇게 다섯 명이 산다.
우리 집은 두 채이다. 앞집, 뒷집으로 되어 있는데 집이
참 넓고 크다. 난 그것이 싫다. 싫은 이유를 지금부터 쓰
겠다.
우리는 가게를 한다. 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걱정도 하
신다. 첫째 외상 값, 둘째 술주정. 그래서 싫다. 난 학교에
서도 빨리 마치면 집에 가기 싫다. 또 집에 가면 심부름하
랴, 술 주랴, 난 이제 싫증이 안다. 또한 우리 아버지도 술
을 잘 잡수신다. 그러면 언제나 어머니는 이 가게를 하지
않으신다고 맹세하고 이 마을을 떠나야 한다고 말씀하신
다. 그러나 곧잘 아버지의 반대로 물러나신다.
그리고 우리 마을은 눈곱만한 것이라도 잘못 말하면 퍽
많은 창피를 당한다.
어머니는 이 마을에 살면서도 곧잘, 여기에 살면 아이
들이랑 어린이랑 큰사람 못 된다고 말씀하신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가게를 하면 다 알게 된다. 누가
마음 나쁘고 누가 착하고 ......꼭 외상 값 떼어먹으려는
사람들.
나도 우리가 하루빨리 이 마을에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
한다. 어제와 아래께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
어제는 주머니에 돈 삼천 원을 넣어 놓고도 우리 집에
서 잃었다고 순경 아저씨 데려오고....아래께는 하지도
않은 욕을 했다고 욕 얻어먹고.
어머니는 이런 일이 일어날수록 더욱 굳게 다짐하신다.
이제 아버지도 지쳤다. 이 마을에 사는 것은 ......이젠 중
학교에 가면 얼마 안 있어 우리도 이사를 할 것이다.
이 더러운 고장.
내가 이 곳에서, 아니 우리 집이 이 곳에서 올해 7년이
되게 살았지만 떠나면 고향 생각 하나 안 날 것이다. 난
얼른 이 마을, 이 고장, 이 더러운 곳을 떠났으면 좋겠다.
|
|
|
손바닥만한 고향땅에서 손톱만한 재주를 뽑내며 살지 않기란 힘들일인가 봅디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