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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지도 |
| 이병률 |
1
자주 지도를 들여다 본다
모든 추억하는 길이 캄캄하고 묵직하다
많은 델 다녔으므로, 많은 걸 본 셈이다
지도를 펴놓고 얼굴을 씻고,
머리 속을 헹구워낸다
아는 사람도,마주칠 사람도 없지만
그 길에 화산재처럼 내려 쌓인다
토실토실한 산맥을 넘으며,
온 몸이 다 젖게 강을 첨벙이다
고요한 숲길에 천막을 친다
지도 위에 맨발을 올려보고 나서도
차마 지도를 접지 못해 마음에 베껴두고 잔다
여러 번 짐을 쌌으므로 여러 번 돌아오지 않은 셈이다
여러 번 등 돌렸으므로 많은 걸 버린 셈이다
그 죄로 손금 위에 얼굴을 묻고
여러 번 운 적이 있다
2
깊은 밤,나는
그가 물을 틀어 놓고
우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울음소리는 물에 섞이지 않았지만
그가 떠내려 보낸 울음은
돌이 되어 잘 살 거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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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
| 이흔덕 - 성주 대서국교 4년 |
신은 장사다.
신은 사람을 든다.
신은 여러 가지 모양이다.
신은 못생긴 사람 잘생긴 사람
무슨 사람이든 다 웃으며 좋아한다.
신은 사람의 발을 보호해 준다.
사람은 신을 보호해 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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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닌 백색 속으로
솜털구름
눈에 힘을 풀고 희미하게 있을랴면
사람조차 볼 수 없고,
어떤 것도 느낄 수도 만질 수도
지난 회상 따위도 없고 추억도 없는
그 허무주의공간을 헤엄치고
허우적거리는 유일한 낙을 만들자.
회색빛 콘크리트 사이 사이
박혀있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유토피아를 갈구한다.
어디로 가는가?
잃어버린 공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자 한다.
가끔 씩 공허한 세계로의 여행을
단 몇 초씩의 현실도피로의 근심
이 때만큼은 근심,
걱정 따위와 안주의 세계
그 몽롱한 세계여.
허무하고 흰 백색의 무지여.
그 넓디넓으면 넓고,
좁디좁으면 한없이 좁은,
그 상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
몽롱한 비상의 날개로 피어오른다.
그곳은 삶과 죽음의 중간지대로
아무도 들어 올 수 없는
오직, 무지에서 흘러나오는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깨끗함이 존속할 뿐,
그 흰 백색의 바다를 갈라놓을 수 없다.
아련히 불러댄다.
그 아무 것도 아닌 백색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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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