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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포 뒷길에서 분노한 바다를 보다 |
| 허만하 |
사람도 배도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는 비어 있는 바다,야청색 껍
질이 바람에 찢어지고 있다. 분노한 바다는 마른 풀숲 그늘에 숨기고
있던 잔설을 부끄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견디지 못한 흰 속살이 이곳
저곳에서 돌고래처럼 펄쩍펄쩍 뛰어오르고 있다. 육지가 바다에 몸을
묻는 하늘에서 갈매기가 한 마리 소용돌이치는 바람의 속도에 맹렬하
게 밀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영원도 펄펄 찢어지고 말 것이다.
용바위 못미처 고갯마루를 내려설 때 멀리 연두색 사상처럼 떠오르
는 월송정 옆얼굴은 폭풍이 휩쓸고 지난 다음 날 아침 하늘처럼 눈부
시게 조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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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
| 김옥녀 - 안동 임동동부국교 6년 |
눈아 눈아
참 미안하다.
다른 아이들은 네가 와서
기뻐하는데
난 그렇지 못하니,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참 안됐어.
다음엔 반갑게 맞아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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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행복하나 - 아버지
가장자리
새볔녘잠이깊이든나를깨운다.아버지의거친손이다.
손이흔들린다.나도따라어지러운듯힘없이일어나앉는다.
아버지의입가에진한술내음이묻어나온다.또다시아버지의
손이흔들린다.내어깨를힘없이잡은그손이다.어릴적
내고물자전거의체인을고쳐주시던그손이다.두려움반설레임
반으로초등학교문을들어설때꼭붇잡고있던그손이다.
나를데리고목용탕에가등밀어주시던그손이다.내머리쓰다드며
재워주신그손이다.공부하라며매섭게회초리치시던그손이다.
넥타이매는게서툴다며고쳐메주신그손이다.우리집뒷마당한켠
에있는내샌드백을꼬메주신그손이다.군입대가서운하셨는지
눈시울적시며잡고있던그손이다.흔들리는그손이따듯하다.
아버지푸념한숨듣고내방에와내손을바라본다.
그손이아니다.아버지의그따스한손과는전혀닮지않았다.
주워온자식인가?라는바보생각한번하고는다시잠든다.
문이소리없이열린다.아버지이랴.생각한다.까친그손이다.
내머리를내어깨를토닥거린다.따스함에진짜잠이든다.
얼굴에물한방울떨어짐을느낀다.눈물인가?그럴것이다.
일어나아버지등한번쓰러주고싶은마음이생긴다.
눈을살짝떠본다.이미나가셨는지안계신다.다만앉으신
그자리에서아버지의담배냄새가진하게풍긴다.
향기가좋다는생각에머리를그리하고눕는다.행복함에
웃으며잠이든다.나도그손하나가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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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